[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엔화 약세에 따른 우려감을 드러냈다. 세계경제가 장기간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수출 증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 일본경제는 아베노믹스(Abenomics)가 제기되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고 그 영향이 세계경제에도 파급되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경제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한편, 엔화 약세가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가 과거와는 달리 제품의 가격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해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른 금통위원은 “환율 관련부서에 따르면 엔화 약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러한 시각은 향후 수출이 증가해도 가격경쟁력 약화로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비교열위 품목을 중심으로 고전이 예상된다는 점과 원화 강세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 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의 경합이 예상되는 업종을 보면, 상대적으로 수출비중이 높고 수입비중이 낮은 자동차, 기계, 영상음향통신, 가전, 전기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위원은 “지금은 세계경제가 장기간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세계의 수입수요 자체가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수출시장에서의 한·일 간 경합 상황이 과거와 달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수출 증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엔 환율 문제와 관련하여 단기적인 환율의 등락뿐 아니라 기저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정부 측과 심층적인 논의를 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하성근 금통위원이 유일하게 금리인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의원은 금통위에서 “세계적인 금융완화 조치의 확대가 다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 정책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위축되고 취약해지고 있는 국내 경제의 활력 회복에 필요한 정책적 선택”이라며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경기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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