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퀘스터가 발동하는 다음 달 1일 의회 지도부를 긴급 소집하기로 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양당의 의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퀘스터가 현실화하면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850억달러의 예산이 삭감되는 시퀘스터 발동을 막기 위해 다음 달 1일 처음으로 의회 지도부와 긴급 회동을 한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에는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시퀘스터 협상 마감일인 2월28일 자정(현지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양당이 여전히 부채감축 방법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상황이라 오바마 대통령이 나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중간)
◇민주당, 세금인상..'버핏세' VS 공화당, 예산 대폭 '절감'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부채삭감을 위해 세금을 인상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공화당은 예산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국인들은 우리가 합의했던 것처럼 세금이 추가로 오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번 회동을 통해 이와 같은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세금인상 없는 부채감축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당의 견해가 엇갈린 가운데 최근 민주당은 공화당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농업 지원금을 중단하고 국방예산을 소폭 삭감하는 등의 절충안을 내놨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당이 고소득층에 최소 30%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버핏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공화당이 이를 사실상의 증세로 판단, 민주당 안을 거부한 상태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따르면 그럼에도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고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공화당 지도부는 조만간 연방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을 핵심축으로 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퀘스터가 발동하면 공화당의 책임이라고 보는 미국 내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라 공화당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일 "어떠한 대안을 내놔야 할지 공화당 의원들이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무덤덤'..전문가들 걱정 '태산'
이처럼 양당이 시퀘스터 협상 마감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도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급등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다우존스는 전일보다 176.32포인트(1.3%)를 더해 14076.45로 집계됐다. 이는 5년 내 최고치다.
S&P 500지수도 전일대비 1.3% 상승한 1516.03을 기록하며 시장의 시퀘스터에 대한 무관심을 입증했다.
반대로 전문가들은 시퀘스터가 발동하면 미국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은 "시퀘스터가 발동하면 미국의 경제회복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시퀘스터 발동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시퀘스터가 발동해도 바로 신용등급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정치권의 다툼이 계속된다면 최상위 등급(AAA)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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