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올 1분기 실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애플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놀랄만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애플 부진이 예상되는 올 1분기에는 고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악의 경우 1분기에 적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애플 의존도 축소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LGD, 차별화 제품 다양화로 극복
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8조7000억원의 매출과 58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시장 기대치보다 1500억원을 상회한 수준으로, 주력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 신제품 매출 증대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어규진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의 원동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패널"이라며 "애플의 아이폰5, 아이패드 미니 등 애플 제품 패널 판매 증가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에서 애플의 제품에 공급하는 패널 등에 대한 영업이익 의존도는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의 신제품 효과가 지난 4분기를 고점으로 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 1분기 애플의 주력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LG디스플레이의 이익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애플로부터의 주문량 감소가 주요원인이다. 급격한 주문량 감소는 이익 하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고마진 패널들의 애플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 차별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특히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시장 지배력 약화에 따라,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 등 다른 고객사들의 고해상도 패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순학 연구원은 "세계에서 고해상도 패널을 대량 양산 할 수 있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4곳밖에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중국 업체들을 포함해 후발 그룹들에게로 공급처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엔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4일 기업설명회에서 "올해는 차별화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전체 경영자원의 운영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 LED 부문 실적 개선 묘연
LG이노텍(011070)의 지난 4분기 흑자를 견인한 것은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부의 적자를 메워준 것이 광학솔루션 사업부지만 올해 1분기 애플의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LG이노텍 전체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6262억원, 영업익 63억원으로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비록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LED 적자폭 확대와 터치윈도우 수익하락으로 시장 기대치인 207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기판 소재 사업부와 LED 사업부 모두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4분기 연속 흑자를 견인한 것은 역시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79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3%나 상승하는 등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김운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 증가는 LG전자 스마트폰 물량 증가도 일부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되지만 애플의 신규 단말기 출시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애플의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광학솔루션 부문의 수익성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LED 부문에서 적자는 불가피한 상태고, 기판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더라도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긴 힘들기 때문이다.
1분기에 다시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ED 부문의 손실률 확대와 카메라 모듈의 출하량 감소에 따라 매출이 상당부분 감소할 전망"이라며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LED 조명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지난 4분기 오히려 1% 축소됐다. 또 여전히 공장 가동률은 5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LED 부문 턴어라운드는 요원한 상태다.
천명환 IM투자증권 연구원은 "LED 사업부는 LG이노텍의 실적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 4분기 LED 조명 비중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올해 실적개선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LED 부문이 적자가 지속되고 애플의 의존도가 낮아지지 않는 이상 LG이노텍의 실적도 애플의 실적에 따라 좌주우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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