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전날 열린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오히려 한국 시장에 약이 되는 모습이다. 그간 일본 정부가 엔저를 가속화시킬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국내 증시를 압박했지만 강력한 경기 부양 카드를 ‘실제’로 꺼내든 지금,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오히려 국내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오히려 이번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 엔화약세 진정, 다음 전략은?
전날 일본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타케팅과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강력한 부양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정책이 발표된 직후 엔·달러 환율과 일본 증시는 일제히 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일본의 추가 부양에 대한 전망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엔화 약세는 진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엔·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고점을 형성했고 향후 85~90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우 이 정도 수준의 엔화 약세는 용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추가 약세는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일방적인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은 글로벌 환율 전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문제는 섹터별 전략이다. 엔화 약세 진정의 가장 큰 수혜주는 자동차 업종이 될 것이다. 단기 낙폭이 과대했던 만큼 완성차와 부품주의 반등 흐름이 연장될 개연성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자동차 업종의 비중 축소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한만큼 엔화 약세 우려는 중장기적으로 부각될 이슈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IT 업종의 경우 실적 모멘텀이 양호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비중을 축소할 시기는 아니지만 추가 매수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국 환율 이슈에 노출된 대형 수출주 보다는 내수 경기 회복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유통 및 미디어, IT 업종 내에서는 소프트웨어 쪽으로 관심을 갖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새정부가 원화강세를 일정 부분 용인하고 내수 부양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 1월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추가 엔저의 가능성 낮춰
엔저를 가속화 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열린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는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엔저의 요인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물가목표를 기존 1%에서 2%로 상향하는 조치가 발표됐지만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대목이고 추가로 발표된 양적완화(자산매입) 규모 역시 추가적인 엔저 요인이 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또 새롭게 발표된 ‘무기한 자산매입(open-ended asset purchasing)’은 기한을 정해 놓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전과 비교해 공격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결국 증시의 부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였던 엔저가 당분간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자동차와 IT 등 대형 수출주들이 코스피의 단기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수급적으로도 차츰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지난 11월 이후에도 다른 아시아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됐다.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 관계가 있는 해외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외국인 유동성이 한국으로 재유입될 환경은 우호적이라고 판단한다.
◇우리투자증권: 수급과 환율을 고려한 트레이딩 전략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대비 국내 증시가 상대적인 약세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외국인 매도세와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9거래일 동안 불과 하루만 순매수했을 뿐 매도로 일관하며 주식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로 돌아섰던 지난 10일 이후 코스피가 4.7포인트 가량 오르는 등 매물소화 과정이 비교적 순탄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글로벌증시 중에서 지난 지난해 이후 원화와 비슷한 수준의 달러화대비 절상률을 나타내고 있는 멕시코와 뉴질랜드 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국내 증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는 주요 이머징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업종 및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엇갈린 매매패턴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해 수급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물압력이 덜한 종목군 중심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가총액과 시장별 수급모멘텀(외국인과 국내 기관 순매수 금액 합산)을 점검해 본 결과 중대형주는 연초 이후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은 개선추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금융 업종의 수급모멘텀은 강화되고 있는 반면, 전기전자는 지속되는 외국인의 매물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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