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새해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금통위가 개최되는 오는 11일에는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이 함께 발표될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 결정이 올해 경기를 판단하는 주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올해 첫 금통위 기준금리를 동결로 점치고 있다.
미국 재정 절벽 합의가 타결됐고 유로존 위기가 완화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줄어든 데다 국내 경기도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추이>
9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2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8%가 이번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투협은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과 함께 주요 선진국의 경기지표가 상승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국내 기초여건 회복 기대감도 높아져 1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상 대외부문의 지표 개선과 함께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선행지수 역시 반등했다”며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정책 조합은 부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 정책 조화를 위해 새로운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타 정책 이슈와의 공조나 조합이 불가피한데 먼저 기준금리를 변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한은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보다는 앞서 7월, 10월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달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은이 경제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인하 시기는 새 정부 출범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통화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을 방어하고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도 “환율 방어와 새 정부 성장지원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한은 입장에서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며 “가계 부채와 회사채 시장 경색을 완화시키는 데도 기준금리 인하는 도움이 된다”고 피력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신년사를 통해 경제성장을 강조한 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원“김중수 총재가 물가상승률 대신 명목GDP를 한은의 정책 목표로 삼는 것을 연구해봐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새로운 기조에 부응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 중 재정과 통화정책 모두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은 올해 통화정책 기조를 경제 성장세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며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하면서 신정부 출범 이전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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