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나가사끼 짬뽕으로 하얀국물 라면 돌풍의 일으켰던
삼양식품(003230)이 올해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가사끼 짬뽕의 인기를 잇기 위해 야심차게 시장에 선보였던 제품들이 줄줄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부터다.
12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월말 나가사끼 짬뽕 출시를 기점으로 11.0%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 2월 16.7%로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면서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2월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8월에는 12.0%로 나가사끼 짬뽕 출시 이전 수준과 비슷해졌다.
주가 또한 지난해 12월 5만62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2만3350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올 7월까지 꾸준히 라면시장 TOP10에 이름을 올렸던 나가사끼 짬뽕이 8월 들어서면서 10위권에서 밀려나는 등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진 데다 올 들어 출시한 신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3월 같은 시기에 출시된 팔도 남자라면과 8월까지 5개월의 평균 매출액(링크아즈텍 POS 데이터 기준)을 비교해보면 남자라면이 월 평균 1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에 비해 돈라면은 6억원에 불과해 3배가량 차이가 났다.
편의점 매출도 하락세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돈라면의 경우 출시 이후 9월까지 월 평균 15% 이상 계속 감소하고 있다.
돈라면은 일본 ‘돈코츠라멘'을 모티브로 하얀 국물에 이어 갈색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삼양식품이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다.
돼지뼈 육수와 마늘로 맛을 낸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보였지만 느끼한 맛이 강해 칼칼하고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는 평이다.
불닭볶음면도 반응이 신통치 않다.
지난 4월 출시 초기 청양고추에 버금가는 매운맛으로 잠시 인기를 끌었으나 같은 시기에 출시된
농심(004370) 진짜진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농심 진짜진짜는 모두 매운맛이 특징으로 빨간 국물 라면 트렌드에 맞춰 시장에 출시됐다.
하지만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매출(링크아즈텍 POS 데이터 기준)을 비교해본 결과 농심이 총 6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비해 삼양식품은 10억원으로 6분의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라면 신제품 매출 순위에도 명확히 나타난다.
링크아즈텍 POS 데이터에 따르면 월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1위가 팔도 남자라면, 2위가 농심 진짜진짜, 3위가 농심 후루룩 칼국수로 나타났다.
지난해 꼬꼬면과 기스면으로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주도한 팔도와
오뚜기(007310)는 각각 남자라면과 참깨라면이 선전하면서 어느 정도 실적 부진을 만회한 반면 삼양식품은 올해 내놓은 신제품들이 연달아 고배를 마시면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올해 다시 빨간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여러 신제품들이 출시됐지만 나가사끼 짬뽕의 인기를 이을 만한 후속제품이 없었다"며 "타사에 비해 마케팅과 영업력에 제한이 있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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