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진행 속도의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지만 유럽과 신흥국, 미국의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
유럽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으며 성장을 지속하던 신흥국들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반면, 미국 시장은 속도는 더디지만 완만하게나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유로존
현재 경기 침체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곳은 유로존이다.
스페인 정부는 재정 위기에도 불구하고 오는 21일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 구제금융 도입을 미루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11일(현지시간) 실업률 상승과 긴축재정 등의 갈등을 우려,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인 BBB-로 강등했다.
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한 그리스도 획기적인 대책이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IMF는 지난 9일 그리스가 부채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공공 부채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71%, 오는 2013년에는 182%로 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새롭게 도입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경기 회복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로존 위기에 신흥국 성장도 주춤
중국과 브라질 등 가파르게 성장하던 신흥국들도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HSBC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3개월간 53.2포인트에서 52.1포인트로 하락해 지난 2009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달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뚜렷한 경기하강 압력에 직면했다"고 발언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드려냈다.
8월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8.9%로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소매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브라질 역시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7.25%로 인하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경기는 살아날 조짐 보여
다만 미국 시장만은 속도는 더디지만 경기가 차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 미국 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민간 소비지출과 부동산시장도 점진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비를 움츠러들게 하고,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한 실적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내리먼 베라베시 IHS 글로벌 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글로벌 경기를 "림보 단계에 있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만한 기반은 아직 취약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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