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통계 착시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9월 고용통계는 실제에 적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착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월대비 취업자수가 10년6개월만에 최대치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조사대상기간에 추석연휴가 포함된 기저효과가 컸다. 정부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고용호조'를 외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수는 지난해 9월보다 68만5000명 증가했다. 월평균 30만~40만명대의 취업자증가폭을 보였던 올해 고용상황과 대비하면 특이한 현상이다. 전월 8월은 전년동월대비 36만4000명 증가했었다.
덕분에 9월 실업자수는 75만2000명으로 작년 9월보다 6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3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1만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2000명) 등에서 지난해보다 고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2만8000명), 금융 및 보험업(-2만5000명) 등에서는 감소했다.
◇작년 추석연휴에 진행된 통계조사의 영향
9월 고용상황이 기형적으로 급등한 것은 지난해 9월에 고용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9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26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적었던 것은 조사대상기간에 추석연휴가 포함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은 매월 15일이 포함된 1주일간을 고용통계 조사기간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9월 15일이 포함된 주에 월요일과 화요일이 추석연휴였다.
연휴에도 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에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일용직이나 무급가족종사자 등은 취업하지 않고 있는 실업자로 구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연휴가 포함되는 주에 조사대상기간이 겹치면 조사기간을 앞뒤로 조금씩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작년의 경우 예상치 못하게 조사대상기간에 추석이 포함됐다"며 "연휴가 포함되는 이런 경우 조사기간을 앞뒤로 조금 변경하는 방법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찬가 속에서도 청년실업은 계속 악화
사실상 숫자놀음의 결과에도 정부는 고용통계에 흡족한 모습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9월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68만5000명이나 증가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고용은 아직 선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통계의 착시효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서도 청년실업은 더욱 악화되는 등 고용의 질은 여전히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9월에 늘어난 취업자 68만5000명을 연령대별로 구분해서 보면 50대(32만6000명)와 60세 이상(29만3000명) 등이 61만9000명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15~29세 청년층은 오히려 취업자수가 5만9000명 감소했다. 20대는 인구가 줄어든 효과를 제거해도 5만8000명이나 줄었다. 20대 고용률은 57.6%로 0.9%포인트나 하락했다.
취업준비생이 58만명 가량 늘어나 지난해 5월이후 가장 많았다는 점도 청년실업의 심각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구조적으로 자영업자와 비임금근로자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자영업자는 9월 현재 580만3000명으로 작년 9월보다 11만1000명이나 늘었고, 무급가족종사자들은 133만8000명으로 9만명이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7.2%나 급등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대 청년층의 고용이 부진하고 취업자 증가가 지난해 기저효과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향후 취업자 증가세는 30만명대로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내수활성화와 함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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