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웅진홀딩스(016880)가 지난 26일 극동건설과 동반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웅진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인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알짜 기업인 웅진코웨이를 팔고, 매각 자금의 일부를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다는 승부수를 띄우며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뒤 윤 회장이 구상한 청사진은 전혀 반대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웅진홀딩스는 지난 8월 말 금융권에서 대출한 3100억원을 조기 상황토록 요구받아 웅진폴리실리콘의 매각을 추진해오던 터였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폴리실리콘 매각 사업만 정리하는 수순에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계획에 일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법원과 채권단이 자회사인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태양광 업황이 2년째 내리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라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평가기관에서는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을 당장 내리지 않는 대신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6일 웅진홀딩스의 회생절차 신청과 그 경과에 대한 모니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BBB+)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한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같은 이유를 들어 웅진에너지의 신용등급(BBB+)을 조정하기보다 하향 검토로 결론낼 것으로 전해졌다.
한신평 관계자는 "등급 산정은 웅진에너지 자체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그룹 전체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웅진에너지의 경우 3000억원의 차입금이 있지만 1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로선 재무적인 부담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와 신용평가사들은
웅진에너지(103130)의 기술경쟁력은 인정했으나 태양광 업황의 장기 침체와 모기업의 리스크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위기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웅진에너지는 불황 타개의 자구책으로 태양전지용 잉곳을 웨이퍼로 자르는 기술인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공법을 도입하는 등 잉곳에 쏠려있던 매출을 웨이퍼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난 1월부터 추진하며 올해 연말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다. 그러나 모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중대 돌발변수가 터지면서 계획 자체가 틀어졌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을 이용한 웨이퍼의 평균 수율이 아직 제조원가 아래에 놓여 있어 수율 안정화에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데,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행이 받아들여질 경우 추가적인 비용 부담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세계 최고 셀변환 효율을 구현하는 선파워에 잉곳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품질과 기술력 측면에서 우수성이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웨이퍼 부문 등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하는데 투자금을 마련할 기반이 부족한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웅진폴리실리콘은 예정대로 매각을 추진하고, 웅진에너지는 웅진그룹에 잔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웅진홀딩스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되는 사업은 남기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는 매각하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웅진에너지와 폴리실리콘의 운명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웅진폴리실리콘은 매각을 그대로 진행하고, 웅진에너지의 경우 제품 경쟁력은 확보된 만큼 기업 가치를 좀더 키운 뒤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 역시 "웅진에너지가 웅진폴리실리콘의 폴리실리콘을 구입하며 적자를 떠안는 부문만 해소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사업은 매각하고, 웅진에너지는 그룹이 품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처=이트레이드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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