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2분기 실적 개선으로 한숨 돌린 철강업체들이 하반기 다시 업황 침체의 벽에 부딪히면서 힘겹게 한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들어 영업일수가 준 데다 제품 가격 역시 떨어져 수익성이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이 되어서야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비수기에 제품가격 하락까지.."어렵다 어려워"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황이 안 좋은 탓에 제품가가 원료가보다 더 떨어진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석탄과 유연탄 등 원료가는 떨어졌지만 열연과 후판 등 판재류의 평균단가 역시 4만원가량 하락했다. 밀려 들어오는 저가 중국산도 한몫 했다.
2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던 포스코는 3분기 다시 1조원대 아래로 내려앉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현대제철 또한 2분기 대비 20% 가량 악화된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건설과 자동차 등 수요업계의 부진과 중국산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또 지난 8월부터는 전기료 인상분이 악재로 반영되기도 했다.
현대하이스코(010520)의 경우 원료인 열연가가 떨어졌고, 판매량도 소폭 줄었지만 여타 업체들보다는 매출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전망마저 '암울'.."중국이 최대변수"
4분기에는 판재류 등의 가격을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철강업체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든다는 이점도 있지만 제품가격 역시 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건설업에 주로 쓰이는 철근 및 봉형강류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은 4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선행지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봉형강류에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국제강(001230)은 4분기에도 후판 부문에서 적자 기조가 계속되면서 좀처럼 개선 조짐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파워가 국내 1위인 포스코에 밀리는 상황에서 조선업체가 중국산 물량을 늘리는 움직임까지 나타냄에 따라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주요 매출분야인 봉형강 부문이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매출의 55% 정도를 차지하는 후판 분야에서의 타격이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반면 현대하이스코는 오는 4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달성하며 대조적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005380) 해외법인의 판매증가와 유가상승에 따른 북미 셰일가스 개발 확대와 이로 인한 유정관 및 송유관 수출 물량 증가가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업체의 경우 2%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일본 업체들은 적자까지도 예상된다"면서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우리나라 업체들은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어 세계적으로 보면 꽤 선방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황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량 공세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교통정리가 일단락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장기불황의 터널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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