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오래두고 사귄 벗, 친구(親舊).
이동통신사와 고객들이 친구가 되기는 힘들다. 한곳에 오래 두질 않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자사에 오래 머물러 있고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큰 혜택을 주지 않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한 이통사에 오래 머무를 이유가 없다.
이통사 또한 번호이동을 통해 타사 고객을 모셔오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이통사 번호이동 가입자가 최근 3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을 보면 고객들이 한 이통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번호이동 건수는 129만4228건이며, 이 중 타 이통사로의 번호이동은 113만223건으로 무려 87%에 달한다.
◇이동통신사별 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현황<출처=KTOA>
특히 높은 보조금 지급으로 저렴하게 최신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이 타사로 번호이동을 하게끔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17만원에 팔리기 시작한 갤럭시S3가 단적인 예다.
고객들은 번호이동을 통해 출고가 99만4000원인 갤럭시S3 LTE를 17만원이라는 초저가에 구입할 수 있었다.
기기변경을 통해 갤럭시S3 LTE를 구입하려면 번호이동에 소요되는 금액보다는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갤럭시S3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고객들에게는 기기변경보다 번호이동이 더 저렴하다고 인식돼 있다.
번호이동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번호 그대로 다른 통신사로 옮기는 것이며, 기기변경은 동일 통신사 내에서 휴대폰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들이 장기가입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도 고객들이 한 이통사에 오래 머물지 않는 이유다.
SK텔레콤(017670)의 경우 2년 이상 고객에게 5%, 3년 이상 7%, 5년 이상 10%의 할인률로 국내 통화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를 통해 가족 구성원 합산 가입연수가 30년 넘으면 통신비 50%를 할인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스페셜 할인, 더블 할인 등 추가 할인이 없어야 적용받는 장기 고객 대상 할인보다 당장 기기변경을 통해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갖는데다 'T끼리 온가족 할인제도'를 위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다르게 가입한 이통사를 묶는 것 또한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할인보다 스페셜 할인 등으로 차감받는 할인액이 더 커 굳이 고객들이 장기가입에 대한 장점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KT(030200)의 올레클럽의 경우 마일리지 적립은 없고, 10년 이상 장기 가입자에 한해 등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KT 관계자는 약정이 끝나도 여전히 KT를 이용하는 우량 고객에게 요금제별로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등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다고 혜택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은 등급 업그레이드를 위해 10년간 한 이통사에 충성하기보다는 저렴하게 단말기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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