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2 메인무대를 장식한 삼성전자가 이런 저런 뒷말에서도 주연급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삼성 제품을 홍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 인도의 IT기기 전문 블로거 클린턴 제프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씨넷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일에 “베를린에서 과중한 부담(undue hardship)을 지운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상황을 바로 잡으려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또 “블로거들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 “그들은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고 강요받을 수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과도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해당 블로거가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했기에 빚어진 오해”라고 설명을 했다가, 외신들로부터 “제프뿐만 아니라 다른 블로거들 역시 같은 요구를 받았다”는 지적을 받자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사과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과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주요 외신들은 ‘제프가 겪은 독일에서의 나이트메어(악몽)’라는 제목 하에 삼성의 행태를 집중 질타했고,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여론에 대한 부담이 삼성의 사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런 일이 빚어지게 된 전후 사정은 이렇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블로거 커뮤니티인 ‘삼성 모바일러스’ 일부를 선발해 지난달 3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 공식 초청했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삼성 로고가 박힌 파란색의 유니폼을 입고 홍보부스에서 신제품을 기자 등에게 홍보할 것을 요구했다. 제프가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싶다”며 이를 거부하자, 삼성은 “집에 혼자 알아서 돌아가라”며 귀국 항공권과 숙박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제프에 대한 삼성의 부당한 대우가 논란이 되자 삼성의 경쟁사이기도 한 노키아가 나서서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를 대신 지불했다. 씨넷은 이 해프닝에 대해 “블로거들에게 알립니다 : 삼성이 제공하는 비행기에 오른다면 귀국행 항공권은 반드시 소지해야 합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9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2를 공개한 모바일 언팩과 30일 프레스 컨퍼런스 행사장에서는 와이파이가 불통이 돼 참석한 국내외 기자들이 현장에서 기사를 송고하지 못해 애를 먹기로 했다. 독일 현지 법인에서 와이파이 작동을 미리 점검했다지만 기자들이 예상외로 대거 몰리면서 빚어진 촌극이었다.
특히 언팩 행사장이었던 템포드룸은 전화조차 먹통이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내놓는 설명회장에서 이들 기기의 기본기능인 와이파이가 제대로 작동치 않은 것은 삼성의 안이한 인식과 사전 준비의 소홀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장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로 1500 객석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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