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태풍 볼라벤의 이동경로를 놓고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의 이우진 예보국장은 "기상청이 발표하거나 생산한 모든 자료는 여러 전문가들이 협의해서 만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작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암 진단을 비유로 들며 "악성종양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비슷한 진단을, 판정을 할 거라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며 "아주 경미한 경우에는 X레이로 판독을 하더라도 어느 병원에 가면 이거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어느 병원에 가면 괜찮다 이런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볼라벤의 경우에는 오키나와 해상에서 계속 세력을 키우면서 발달해 오고 있을 때는 태풍의 눈이 뚜렷해서 마치 악성종양처럼 어느 센터에서 이걸 위성으로 판독을 하든지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만, 우리나라 서해상으로 넘어왔을 때는 중위도의 여러 가지 기상조건과 어울리면서 그 세력이 크게 약해진 가운데 구름의 구조들이 태풍의 눈이 많이 와해된 상태이기 때문에 경미한 종양처럼 전문가마다 다른 견해를 내세울 수 있고, 판정의 차이"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도가 1도씩이나 차이가 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허리케인의 위치에 대한 판정의 차이가 100킬로미터 이상되는 것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태평양 뿐만 아니라 대서양 쪽에서도 위성사진의 판독을 통해서 일어나는 알 수 있는 판정의 어떤 불확실성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볼라벤이 똑바로 북진해서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다'고 한 반면, 미국과 일본 두 기관은 '황해도 서쪽에 상륙하거나 신의주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봤다'고 한 차이에 대해서는 "태풍의 눈이 뚜렷하지가 않고 주변의 구름 조직이 이미 상당히 복잡하게 엉켜있는 상태라서 아마 위성을 점검하는 전문가들이 볼 때도 다양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제 15호 태풍 볼라벤의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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