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휴대폰사업 '엇갈린' 전망
2012-08-17 15:50:15 2012-08-17 18:49:49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가입자 유치를 위해 20만원정도 할인이 들어간 금액이에요."
 
17일 서울 강남역과 신촌 일대의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판매원들은 LG전자(066570) 옵티머스LTE2 가격 정보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A대리점의 경우 옵티머스LTE2의 단말기 할부원금은 75만5000원. 99만4400원인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3와 23만9400원의 가격차이가 발생했다.
 
두 단말기를 LTE62 요금제(월정액 6만2000원)로 가입해 사용할 경우 옵티머스LTE2가 갤럭시S3에 비해 한달에 1만원 정도 요금이 저렴했다. 갤럭시S3는 출고가 99만4400원에서 보조금 지원이 없는 반면, 옵티머스LTE2는 출고가 93만5000원에서 18만원을 낮춘 때문이다.
 
B대리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옵티머스LTE2로 LTE52(월정액 5만2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6만3000원 가량의 요금이 부과된다고 안내했다. 월정액과 단말기 할부이자(2000원), 세금 등을 제외하면 한달에 부담해야 할 단말기 대금은 3000원대였다. 이른바 '버스폰'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B대리점 판매원은 "LG전자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와 기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아무래도 인지도가 떨어지다보니 마케팅 차원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남구와 마포구 일대의 휴대전화 매장을 둘러본 결과 LG전자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제품 경쟁력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던 설명을 새삼 실감했다. LG전자의 야심작인 옵티머스LTE2가 지난 5월 중순 출시 이후 석달 만에 판매가가 많게는 25만원 가량 인하된 채 판매되고 있었던 탓이다. 
 
두 제품 모두 양사의 간판 제품이지만, 판매 가격 정책은 상반됐다. 삼성전자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고, 반대로 LG전자는 보조금 지급을 통한 판매량 증가에 힘들 쏟고 있었다. 후발주자로서 아직은 아쉬운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문제는 치열한 마케팅 비용 집행이 3분기 MC사업부의 실적에 또 다시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MC사업부의 3분기 실적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 상황이다.
 
한화증권은 3분기 스마트폰 물량이 680만대로 2분기 대비 100만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2분기 보다 하락한 160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개선 돼 적자폭이 감소할 것"이라며 "4분기는 돼야 손익분기점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도 MC사업부가 0.1% 정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도 2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을 통한 점유율 확보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김현용 연구원은 "하반기 세트 제품이 성수기에 진입하면 물량이 늘겠지만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며 "옵티머스LTE2 등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3분기 말에 나올 쿼드코어폰에도 마케팅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MC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1%를 기록하며 260억원의 소폭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돌이 연구원은 "최근 북미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8.2%를 기록하며 4위로 한 단계 올라서는 등 조짐이 좋은 편"이라며 "강력한 마케팅 비용 집행을 통해 스마트폰 리그에 본격 참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트레이드증권도 2분기 휴대폰 판매량 1300만대 가운데 스마트폰이 580만대로 44%를 차지한 점에 주목하고 제품 믹스 변화에 따라 3분기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흑자전환에는 전망이 엇갈렸지만, 옵티머스 시리즈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15일 LTE스마트폰의 글로벌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마케팅을 통한 대증요법의 효과도 한몫했다는 점에서 점유율 확대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LG전자 안팎에서는 오는 9월말에서 10월초 출시가 예정된 전략 스마트폰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전략스마트폰의 성패가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 MC사업부 성적의 향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노키아처럼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무리한 가격 인하정책을 펼치는 식의 '제살 깎아먹기' 전략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키아는 지난달 '루미나 900'을 49.99달러로 판매가격을 조정했다. 기존 2년 약정에 100달러에 판매했던 것보다 절반 이하로 가격을 낮췄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게 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하정책을 통해 점유율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LG전자 측은 3분기도 2분기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회복세에 진입한 상태라 판단하고, 마케팅 자원을 확보해 이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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