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시가 한 시간도 채 안되는 사이 뒤집히면서 투자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1분 서울신용평가는 "예금보험공사가 2일 서울신용평가 지분 69.39%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서울신용평가(036120)가 피인수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꺼번에 쏠리면서 이 회사 주가는 14.96% 급등한 707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대유에이텍(002880)이 이를 뒤집는 공시를 33분 후인 오전 9시2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대유에이텍은 "서울신용평가 주식 인수와 관련 최종인수제안서 검토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공동매각주간사에서 요구한 확약서 등 추가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예금보험공사의 서울신용평가 지분 매각거래의 주간사는
대우증권(006800)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맡았다.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치솟았던 서울신용평가 주가는 대유에이텍의 공시에도 10%대 내외의 등락을 반복했지만 15분 뒤인 오전 9시17분 서울신용평가의 새로운 공시에 급락하고 말았다.
서울신용평가는 "예금보험공사는 2일 서울신용평가 지분 60.39%의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3일 대유에이텍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다"고 정반대의 사실을 전했다.
결국 서울신용평가 주가는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이 탓에 수많은 개인투자자만 손해를 보게 됐다.
실제 매수·매도창구 상위엔 모두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039490)이 차지하고 있다. 만약 이날 상한가인 707원에 샀다면 최소 15%이상의 손해를 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해프닝에 대해서 어쩔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분 매각에 관해 알려진 사실이 뒤집힌 것으로 두 회사 모두 고의성이 없고 적절한 공시를 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전날 예보에서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서울신용평가는 이를 공시한 것"이라며 "이는 공시번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유에이텍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한 시간이 바로 이날 8시45분"이라며 "잘못된 사실로 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서둘러 공시를 했고 한국거래소로부터 전화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공시조차 믿을 수 없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한 투자자는 "가뜩이나 루머가 많은 주식시장에 공시조차 30분 만에 번복된다면 대체 어떤 정보를 믿고 투자를 하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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