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유로존 위기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산업 기상여건이 상반기에 비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업종별 단체와 공동으로 '2012년 하반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건설·조선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매우 나쁠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위기와 유가 고공행진, 중국 경기 등의 영향으로 철강·정유·의류·건설도 하반기 전망 역시 부정적이었다.
유로존 위기로 조선업종은 하반기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벌크선, 유조선 등의 발주가 크게 위축돼 하반기 수출액은 상반기 대비 28.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로 유럽 선주로부터의 주문량이 뜸하고 선박 인도 연기나 취소 요청도 나오고 있다"며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된다면 조선업의 실적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업종도 '비'로 예보됐다. 상반기에 재정이 조기집행돼 하반기에는 공사수주 규모가 3.9% 줄어들 전망이다. 부동산관련 규제 완화가 예상되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심각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철강산업은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국내 건설업과 조선업 등 전방산업의 경기 불확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흐림'으로 전망됐다.
정유산업 역시 '흐림'으로 나타났다. 유가의 고공행진과 유로존 위기로 미국, EU지역 등의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절기 수요가 살아나는 연말쯤 업종 경기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종은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내 시장 공략에 따라 '구름 조금'으로 예보됐다.
내수판매에서
기아차(000270)의 K3 등 신차 출시효과가 기대되고, 한국산 차의 인기가 지속되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160만대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에서 수입차의 판매가 상반기에 비해 13.7% 늘어난 7만4000여대일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판매차 10대 가운데 1대는 수입차가 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상됐다.
유럽연합(EU), 미국 등 선진국 수출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호조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케미칼(009830),
LG화학(051910) 등 대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상반기보다 1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급격한 경기위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경우,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폰5 출시 등으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상반기에 비해 1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윈도우8 출시에 따른 PC 교체수요도 반도체 경기회복의 호재로 꼽혔다.
정보통신·기계업종의 하반기 기상전망은 '맑음'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건이 가장 좋은 업종은 정보통신으로, 수출은 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과 8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과 올해 말 아날로그방송 종료의 효과로 디지털 TV, 디스플레이패널의 판매가 늘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PC시장은 윈도우8 출시, 휴대전화시장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3 등 신상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생산은 상반기에 비해 3.3%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로존 위기에 따른 세계경기침체, 중화권업체와의 판매경쟁, 특허경쟁 등은 호조세를 이어가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업종도 '맑음'으로 예측됐다. 유로존 위기로 EU 지역 수출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미국, 중국,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수출은 상반기 대비 11.8%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도 상승세를 이어가 3.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하반기 기업경영의 3대 불안 요인으로 ▲세계경기의 동반침체 ▲여름철 전력난 및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선거철 노동계 공세 등을 꼽았다.
업종별 현안으로는 ▲유럽선박금융시장 침체에 따른 선박제작 소요자금 지원(조선) ▲미국 등의 셰일가스 개발이 미칠 영향(정유, 석유화학) ▲한중 FTA 협상 관련 섬유패션산업 지원대책(섬유) ▲부동산 경기진작책(건설) 등을 지적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유로존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어지면서 중국 등 세계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수출지원 및 자금지원 확대와 같은 내수경기 진작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