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독일의 태양광 대표기업 큐셀이 법정관리 절차를 신청했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큐셀은 재무구조에 대한 대안이 없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큐셀은 태양전지 열풍에 힘입어 지난 2008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했다.
큐셀의 부진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10년에는 영업이익이 1900만유로로 간신히 흑자를 달성했지만 지난해엔 8억4600만유로 적자를 기록했다.
큐셀 측은 "지난해 1월에서 9월 사이 태양전지 시스템의 가격이 폭락한데다가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큐셀은 지난 1999년부터 태양전지 생산을 시작했으며 독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책에 따라 생산 규모를 급속히 확대, 지난 2008년에는 세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이 빠르게 커가면서 제조 원가가 낮은 중국 업체들이 속속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며 큐셀을 위협해왔다.
한편 세계 태양전지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태양광 제품 가격이 지난해 연초와 비교해 연말에 60% 이상 폭락한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업체의 구조조정은 미국과 독일 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그린 뉴딜'의 상징적 존재였던 솔린드라가 지난해 파산한데 이어 미국의 퍼스트솔라도 최근 인력 감축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에서도 최근 들어 매출규모 3000억~4000억원 사이의 태양광 업체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중국과 한국은 안전판이 있어 구조조정 움직임이 약한 편에 속한다. 중국 기업은 정부의 지원이, 한국은 그룹사와 연계돼 있는 것이 안전판이 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 유럽 시장의 경우 철저히 시장논리가 지배해 퇴출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난립이 시장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만든 만큼 중국쪽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공급과잉 문제가 제 방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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