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정운찬 빠진 동반위, 어디로?
2012-03-29 22:10:51 2012-03-29 22:11:03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앵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오늘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당초 예정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다소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보이는데요, 이유가 뭐고 향후 전망이 어떻게 될지 황민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황민규 기자?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정운찬 위원장의 이번 사퇴를 두고 말이 많은데요, 일단 사퇴 이유에 대해 궁금하네요.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오늘 위원장직을 사퇴했는데요,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정치권 진출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 동반성장 가치 전파를 위해 국민 속으로 걸어 들어가겠다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설 뜻을 내비쳤습니다. 머지않아 정 위원장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정 위원장은 전경련과 대기업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부와 대기업의 정경유착으로 인해 제대로 된 동반성장 정책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비판이었습니다. 동반위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도 없고, 대기업의 협조도 부진하기 때문에 사실상 위원회 자체가 교착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로 풀이됩니다. 정 위원장은 더이상 위원장 직을 맡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사퇴의 뜻을 전달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후임 위원장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고, 당분간은 곽수근 실무위원이 동반위원장 대행을 맡을 예정입니다.
 
앵커: 그럼 4월에 발표하기로 예정된 동반성장지수는 어떻게 되는거죠?
 
기자: 동반성장지수는 오늘 동반성장위원회 제14차 본회의 의결을 통해 예정보다 다소 늦춰진 4월말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동반위는 오늘 회의를 통해 평가대상 기업도 74개로 늘리고 발표 방식도 순위가 아닌 4단계 등급으로 나눠서 최우수, 우수, 양호, 개선으로 나눠서 발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오늘 발표된 동반성장지수의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동반위가 의결한 내용에 따르면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사항 불이행 시 –2.5점 이내, 동반성장가이드라인 미이행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등 사회적 물의 야기했을 때도 -2.5점 이내의 감점이 부과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감점 폭으로는 별다른 제재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소상공인들의 무더기 폐업을 주도하는 등 최근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대기업의 업종 침해에 대해 '2.5점'을 감점하는 식의 산출방식은 별 실효성이 없다는 겁니다. 여전히 대기업의 문어발식 업종 확장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지수 발표에 대해 대기업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이번에 새로 평가대상에 오른 대기업들도 사실상 동반성장지수 발표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는걸로 관측됩니다. 이번 지수에 건설부문 평가 대상에 오른 현대엠코 측도 지금까지 동반위로부터 통보받은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수와 관련된 가점 항목이나 감점 항목에 대해 준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안도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수의 대기업들도 동반성장 이슈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거나, 관련 캠페인을 벌일 계획은 있지만 동반성장지수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논의되는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중도사퇴를 결정한 정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있던데?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의 책임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초 12월로 예정된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정치적으로 다소 민감한 시기인 총선 시즌에 사퇴를 결정했기 때문에 다소 비판의 여지가 많아보입니다. 게다가 동반성장지수, 적합업종 선정, 중소기업 인력 보호와 같은 핵심사안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동반위의 업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직을 그만두는 것은 그동안의 활동이 정치 행보를 위한 ‘치적 쌓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앵커: 정운찬 빠진 동반위,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동반성장 이슈와 관련해 나름 상징적인 역할을 하던 정 위원장의 사퇴로 동반위가 추진 중인 정책이 다소 맥이 빠질 수 있다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반위가 대기업 문제에 있어서 시민사회나 정치권과 다소 괴리를 나타내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여전한 상태입니다. 동반위는 현재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법적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요, 시장의 자율 개선에 맡겨 동반성장 문화를 만들어내자는 게 동반위의 주장입니다. 추진과정에 있어서도 사실상 해당 대기업의 협조 없이는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즉 구조적 문제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동반위가 공중분해되거나 하나의 연구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오늘 긴 시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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