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향후 8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주요 경영목표를 '은퇴시장 선점'으로 내건
삼성증권(016360)은 업계 전체 개인퇴직계좌(IRA) 적립금 잔고의 25%를 끌어모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1월말 기준 개인형 IRA(개인퇴직계좌) 적립금이 13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 1위인 동시에 업계 전체 잔고 5304억원의 25.1%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에도 IRA 적립금 230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이로 인해 2위 동양증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결은 지난해 출시한 'POP골든에그어카운트'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연동국고채를 50%이상 편입한 이 상품은 출시 6개월 만에 판매고 1조7000억원(2월말 기준)을 돌파했다.
보험사에 비해 퇴직연금사업에 미온적이던 증권사들이 은퇴시장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오는 7월 개정되면 시장이 7배 이상 확대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퇴직급여제도의 설정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법으로 퇴직연금제도를 규정하는 법이다. 이에 따라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 제도 대신 금융기관에 매년 퇴직금을 적립하도록 한 퇴직연금제도가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됐다.
삼성생명 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80조원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당장 올해 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시장 규모가 10조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7~8배로 커지는 셈이다. 실제 2011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조9168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20조7696억원(21.3%) 늘었다.
현재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IRA의 비중은 7.6%에 그친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퇴직자가 퇴직금을 수령할 때 자동으로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로 이전되기 때문에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엔 퇴직연금 가입자의 추가 납입이 DC형에서만 가능했지만 IRP를 통해 DB형 가입자들에게도 추가납입의 기회가 생긴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또 개정법 시행 후 5년 뒤인 2017년부턴 자영업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어 퇴직연금제도로서의 IRP 적용범위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호정 삼성증권 퇴직연금본부 과장(노무사)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근거"라며 "게다가 예금 등 기존 안전 자산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어 영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