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민주통합당은 14일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서울 노원갑에 전략 공천했다. 노원갑은 나꼼수 동료로 현재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이 재기를 노리며 다졌던 지역구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씨의 입당 환영식을 가졌다. 한명숙 대표는 김씨 입당을 반기며 꽃다발을 건네는 등 나꼼수 지지자들을 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앞서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김씨의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지도부 간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당이 나꼼수에 끌려 다녀선 안 된다는 지적이 오갔다고 한 참석자는 기자에게 전했다. 반면 정 전 의원이 김씨 공천을 강권한 상황이라 그의 사정을 묵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홍성교도소를 찾아 정 전 의원을 면회하고 입법 발의 등을 통해 '정봉주 구하기'에 적극 나서기로 한 바 있다.
◇자당 예비후보 외면한 민주..인기 발판 삼아 권력화한 나꼼수
김씨 공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문제점들도 본격 노정됐다.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마다 찬반양론이 격하게 진행 중에 있다.
당 안팎으로부터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 첫째가 공당으로서의 자세다. 당내 일각에선 "공당이 나꼼수에 굴복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나꼼수의 선풍적 인기와 열풍은 소통과 비판을 강화하는 사회문화를 양성하는데 일정 부문 기여했지만 그것이 공당의 공직후보자 선정 기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는 곧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다. 이형남, 황한웅 등 7명의 예비후보들은 그간 민주당 공천을 노리고 매일같이 지역 표밭을 뛰어왔다. 당 기여도 또한 전무한 김씨의 공천에 이들은 허탈감을 지우지 못하는 표정이다.
다음으로 지역구 세습화에 대한 비판이다. 노원갑은 정 전 의원의 사유지가 아닌 노원구민의 공유지임에도 정 전 의원의 뜻이 아무런 여과 없이 공천에 전적으로 반영됐다는 논리다.
한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도 18대(총선)에 떨어졌다"면서 "그런데도 자신의 공천은 당연했다는 양 물려주고 물려받는 행위가 거스름 없이 자행되고 있다. 노원갑이 정봉주 왕국이냐"고 지적했다.
비판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나꼼수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제도권에 진입, 스스로 권력화하려는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진중권 교수는 물론 여타 대중평론가들도 하나같이 "나꼼수는 정치를 풍자화, 희화화함으로써 대중으로부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하나의 분출구"라고 규정한 바 있다. 물론 반대편에 불통이라는 거대장벽의 이명박 정권이 자리했기에 가능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제도 권력을 비판해온 그들이 결국 정계로 나가기 위해 나꼼수를 발판 삼았다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며 "폭로와 비난을 많이 했지만 대안 제시는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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