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가 23년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가 31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전 전망치인 54억달러 적자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로 지난 1989년 이후 23년만의 최대 적자폭이다.
무역적자는 수출이 18.4% 늘어난 1144억7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이 1459억6000만달러로 39.6%나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춘제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1월과 2월 두달간의 무역 수지를 살펴봐도 수출은 전년도의 21.3%에 못 미치는 6.9%, 수입은 지난해 36.5%보다 못한 7.7% 증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역적자의 원인을 원자재 가격 상승, 자동차 수입 증가 등으로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반면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의 재정위기로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무역 수지에 앞서 발표된 경제 지표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2%로 전월(4.5%)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개월 만의 최저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도시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 소매판매 모두 예상보다 적은 증가세를 보여 경기 둔화의 우려를 키웠다.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경제지표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긴축의 고삐를 풀 것인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매화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수출 안정을 위해 수출환급세나 금융지원과 같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수출 비중을 늘리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뷰캐넌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실망스러운 수출입 증가율이 긴축 완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션젠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발표된 중국의 CPI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완화할 충분한 배경이 만들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긴축 완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대외환경 변화로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샤오지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대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월부터 유럽과 미국 경제가 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럽의 노력과 미국의 고용, 투자, 소비 지표 개선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조만간 중국의 수출도 함께 개선될 것이란 근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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