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외국로펌 본격적으로 국내 입성
법무부, 3월6일부터 미국 로펌 예비심사 시작
2012-02-26 09:00:00 2012-02-26 0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한·미 FTA 발효일자가 오는 3월15일로 확정, 발표됨에 따라 법무부가 미국 로펌들을 대상으로 예비심사를 시작하는 등 미국 로펌 등에 대한 법률시장 개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무부는 24일 미국 로펌과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미국법자문사 자격승인 예비심사 접수를 오는 3월6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외국법자문사 자격승인 예비심사란 정식 등록 심사신청을 하기에 앞서, 필요 서류나 인적 자원 등 반드시 요구되는 사항을 미리 점검받는 것을 말한다.
 
정식심사가 2~4개월 소요되는 데다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신청이 반려되는 데 반해 예비심사를 거치면 그 기간 동안 필요한 요건을 갖출 수 있어 조기에 정식 등록을 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비심사 통과 후 정식심사를 신청하면 통상 1개월 내에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6월 한·EU FTA 발효에 앞서 유럽 로펌이나 변호사들을 상대로 예비심사 신청 접수를 실시했으며, 지난 12월 유럽을 포함한 외국 로펌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가 예비심사를 신청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미국 로펌 등에 대한 예비심사 신청 접수는 미국 로펌의 한국 상륙은 물론 유럽 로펌의 한국진출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펌들의 경우 FTA 발효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어 영국의 클리포드 챈스에게 '한국 진출 1호 글로벌 로펌'이라는 상징성은 빼앗긴 상태다.
 
그러나 이미 맥더못 윌 앤드 에머리(McDermott Will & Emery)가 지난 15일(현지 시각) 서울에 신규사무소를 개설을 공언했고, 뉴욕에 본사를 둔 클리어리(Cleary Gottlieb & Hamilton)와 셰퍼드멀린(SheppardMullin),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등이 오래 전부터 서울에 중역급 파트너들을 보내 한국 로펌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사무실 물색을 하는 등 기초적인 작업은 이미 끝내 놓은 것으로 업계에는 알려져 있다.
 
특히 영국이나 유럽게 다른 로펌들과는 달리 한국계 미국변호사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미국 로펌의 뒤늦은 상륙바람이 매우 거셀 전망이다.
 
외국법자문사법상 외국법자문사가 한국에 진출하려면 기본적으로 외국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후 원자격국에서 3년 이상 법률 사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 대표자가 될 외국법자문사가 외국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후 원자격국에서 3년 이상의 기간을 포함하여 총 7년 이상 법률사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시장의 첫 개방이라는 점과 한국이라는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한국계 내지는 한국에서 오래 근무한 중견급 변호사들이 외국 로펌은 필요하다.
 
이 같은 자격제한은 한국계 변호사가 드문 유럽 로펌에게는 그동안 큰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한국계가 많이 활동하고 있는 미국 로펌들에게는 유럽 로펌에 비해 큰 이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 로펌들을 찾아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거나 일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미국 로펌 관계자들은 "한국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계 변호사가 많다. 한국 기업과도 많이 일을 해봤다"는 親한국적인 장점을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다고 우리 로펌이나 기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 상륙을 발표한 맥더못도 "맥더못 한국업무그룹 변호사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공부하고 연수한 인력들로, 맥더못은 이들이 한국법률과 문화에 익숙하고 기업 및 정부기관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맥더못의 초대 한국지사장에 한국계 이인영 미국변호사를 앉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러나 클리포드 챈스에 이은 영국로펌의 후속 상륙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 알렌앤오베리(Allen & Overy), 링크레이터스(Linlkaters) 등 영국 로펌들은 일찌감치 한국 진출을 준비해온 상태다.
 
이들 로펌의 경우 클리포드 챈스에 선수를 빼앗긴 상태에서 미국 로펌까지 예비심사가 진행될 경우 진출시기에서 밀리는 만큼 손해를 보면 봤지 득이 될 것은 없다는 것이 영국과 미국계 로펌들과 접해 본 우리 로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한편, 먼저 예비심사를 시작한 클리포드 챈스가 모든 절차를 마치고 이르면 3월 말이나 4월초쯤 등록을 마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비슷한 시기 미국로펌들의 예비심사 신청 접수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돼 올 3월과 4월이 영미 로펌들의 본격적인 상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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