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트래픽 과부하 등을 문제삼으며 지난 10일 자사 스마트TV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KT(030200)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KT의 일방적 조치로 고객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인터넷 접속 차단을 즉각 철회하고 관련부처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게 성명의 골자다.
이경식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사진)는 13일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에서 연 스마트TV 접속차단 관련 설명회에서 "KT는 스마트TV가 IP(Internet Protocol)TV보다 5~15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한다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스마트TV에서 사용되는 HD(고화질)급 용량은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특히 스마트TV는 VOD(Video On Demand), 콘텐츠 서비스 뿐 아니라 실시간 방송까지 동일한 인터넷망으로 제공하는 IPTV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스마트TV의 경우 TV 다시보기나 VOD 등을 제외한 실시간 방송은 일반 TV처럼 지상파나 케이블을 통해 수신하기 때문에, 삼성을 IPTV 사업자와 같은 서비스 사업자로 여겨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인터넷 망을 쓰고 있는 만큼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도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비용을 대야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상무는 "(망 이용대가 요구는)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일이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사례가 생긴다면 해외 사업자들도 같은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버라이즌, 텔레콤이탈리아, 콤캐스트 등 해외 통신사들도 삼성 스마트기기를 통한 서비스 제공 등 '윈-윈'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는데, KT는 상생 모색은 커녕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며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이날 성명에서 KT가 자사 스마트TV 고객에게만 접속을 차단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위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지난해 5월 애플 아이폰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통화불통 현상이 발생했을 때, KT가 애플에게 대가를 요구하거나 데이터 망 접속을 차단한 적 있느냐"고 반격했다.
이 상무는 "삼성이 KT의 협력제의를 회피했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부터 월 1회로 운영 중인 망 중립성 포럼에 빠짐없이 참석해 성실히 협의해 오던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망분담금을 전제로만 협의할 수 있다는 KT의 입장엔 동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