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과부 한국-핀란드 청소년 평균 게임 시간 비교 '오류'
10년 넘은 자료로 "한국이 게임시간 길다" 주장..실제론 엇비슷
2012-02-07 15:00:45 2012-02-07 15:09:48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교육과학부가 게임과 학원 폭력의 연관성을 증명하는데 사용했던 통계 자료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이 해외 청소년들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 종합대책’ 발표장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한국 청소년의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46분인 반면, 핀란드는 10분에 그친다”며, 학교 폭력이 한국에서 심한 이유를 게임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이 주장한 평균 게임시간은 지난 2009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 청소년의 생활시간 국제비교와 라이프스타일 분석’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이 연구보고서는 2000년 초반 EUROSTAT가 조사한 자료를 통해 유럽의 15~24세 평균 게임 시간을 구했다.
 
하지만 2007년 핀란드 TAMPERE대학에서 발행한 ‘핀란드 게임문화에 대한 국제연구(http://tampub.uta.fi/tup/978-951-44-7141-4.pdf)’ 조사 결과 핀란드의 15~24세 남자는 컴퓨터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을 일주일에 8.7시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나이대의 여자는 일주일에 2.5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
 
일주일 단위를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2007년 핀란드 남자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은 1시간 17분인 셈이다.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계속 발달하고 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등장했기 떄문에, 현재 핀란드 청소년의 실제 게임 이용 시간은 이보다 더 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게임시간은 81.1분, 68.3분이다.
 
이에 따르면 핀란드 청소년의 게임 시간은 한국 청소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교과부가 주장하는 세계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은 약 10년 이상된 낡은 자료로, 핀란드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평균 게임 시간도 최근 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과부는 영국 청소년들의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이 하루 6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영국 BBC가 내놓은 ‘UK GAME research(http://open.bbc.co.uk/newmediaresearch/files/BBC_UK_Games_Research_2005.pdf)’에 따르면 영국 16~24세 청소년의 81%가 ‘헤비 게이머(heavy gamer)’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영국 게임 이용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11시간 동안 게임을 한다.
 
교과부가 주장하는 미국 15~24세 게임 이용시간 25분은 2004년 ATUS(미국 시간사용 학회) 등을 통해 조사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리서치 전문 업체 ‘닐슨’은 미국 아이폰 이용자들은 한달에 평균 14.7시간 동안 아이폰으로 게임을 한다고 밝혔다.
 
아이폰으로만 하루 평균 30분 게임을 하는 셈이다.
 
여기에 비디오 게임과 컴퓨터 게임을 더하면 미국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은 더 늘어난다.
 
2007년 해리스 인터랙티브는 미국의 13~18세 청소년들은 비디오 게임을 주당 평균적으로 14시간 한다고 발표했었다.
 
이처럼 해외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보여주는 최근 자료들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게임시간은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크게 적은 것이어서 교육부가 학교폭력의 주원인이 게임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게임규제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억지 자료를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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