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올 한해 유로존 재정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심화됨에 따라 가치 투자를 운용철학으로 삼는 자산운용사들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 순자산이 200억원 이상인 자산운용사 41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라자드코리아운용이었다.
라자드코리아는 연초 이후 2.16%의 성과를 기록했다. 해당 유형 운용사들이 같은 기간 평균 11.78% 손실을 본 것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올해 -0.88%를 기록했고 한국밸류운용도 -1.26%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뒤이어 마이에셋운용과 동부자산운용이 각각 -2.0%, -2.66%를 기록했고, 삼성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4.46% 하락해 시장 평균 대비 선방했다.
이연주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운용사인 라자드나 골드만삭스운용은 펀드 수가 7개와 9개로 적은 편”이라며 “이들은 소수의 펀드로 우수한 성과를 거둬 상위에 포진했다”고 풀이했다.
반면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곳은 수익률이 선방한 운용사가 아닌, 전통적 국내주식형펀드 강자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삼성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와 대표 주식형펀드의 선방으로 연초 이후 설정액 규모가 약 3조967억원 증가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KB자산운용은 설정액이 같은 기간 2조6778억원이 늘었고 한국투신운용은 약 1조8184억원이 증가했다.
뒤이어 JP모간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은 각각 1조8183억원과 1조5604억원씩 늘어나 증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상당한 펀드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펀드업계의 강자로 군림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설정액 3조5001억원이 줄어 국내주식형펀드 운용사 중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미래에셋 자금 유출 행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워낙 규모가 컸던 데다 과거 2007년 가입자들이 일정 시일이 지나 환매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운용 다음으로 자금이 많이 줄어든 운용사는 마이다스운용으로 연초 이후 2065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 자금이 많이 들어온 운용사는 최근 성과가 좋아진 펀드들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KB자산운용은 새로운 시도를 하려 노력한 것이 시장과 잘 부합해 좋은 성과를 내면서 펀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며 “KB밸류포커스펀드의 밸류(가치)에 대한 정의를 성장성을 포함한 밸류로 새롭게 정의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라자드코리아는 올해 수익률이 좋았지만 외국계인만큼 국내 투자자에게 낯설어 자금이 많이 유입되지 않았다”며 “국내투자자에 학습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만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금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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