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그리스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탈리아로 넘어가고 있다. 그리스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탈리아의 10년물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유로존 위기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 외신은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의 고민거리였다면 이탈리아는 금융시장의 재앙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 문제가 그리스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달 안에 그리스 80억유로 지원할 것"
지난주 제2차 구제금융안의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증시를 위협했던 그리스 악재는 해소되는 분위기다. 독일과 프랑스가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던 1차 구제금융 6차분의 지급이 이달 안에 재개될 것이란 내용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 정상들은 1차 구제금융 6차분인 80억유로를 오는 29일 지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6차분을 받지 못한다면 그리스는 빠르면 다음달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위기였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브뤼셀에 방문한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그리스에 대한 8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금 집행 승인을 위한 화상회의를 가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위원도 "그리스의 새 내각이 EU, 국제통화기금(IMF)과 약속한 긴축안을 수행할 것이란 믿음을 보여준다면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수익률 6.6%까지 치솟아
그리스가 잠잠해지자 이번엔 이탈리아가 문제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만기 수익률은 유로 출범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며 유로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연 6.67%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이탈리아의 10년물 수익률은 그리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당시의 국채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탈리아는 이미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위기가 본격화될 경우 그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는 1조6000억유로로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부채를 보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은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올해 말에는 구제금융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CQG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의 경우, 국채 수익률이 6.5%에서 7%로 오르는데 하루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포루투갈은 43일, 아일랜드는 34일이 걸렸다.
소헤일 말릭 유러피안크레딧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재가 예산지출 승인을 받아내며 총리직을 유지할 경우, 10년물 수익률은 빠르게 7%를 넘어설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베를루스코니의 정부가 위기를 대처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8일 예산지출 승인안 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투표가 신임투표는 아니지만 법안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사퇴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앤파올로 리바노 세스티 펀드 매니저는 "금융 시장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설이 전해지자 간밤 이탈리아 증시는 강세를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안정을 찾는 모습을 나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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