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중소기업이 발전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주장은 단순히 중소기업을 치켜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극화 해소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만 하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건전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의 자구책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뉴스토마토는 중소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히든 챔피언에 도전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소개하고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4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전자산업이 발전하면서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동'의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도도 높고 전기도 더 잘 통하는 고기능성 동 생산이 불가피해 진 거죠. 그래서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 이게 쉽지 않더라고요. 다행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으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아 무사히 기술개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국책 과제 지원사업에도 선정돼 2013년부터는 핵심 소재 생산에도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며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만나기 위해 '
이구산업(025820)'을 찾은 기자에게 손인국 대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과 맺은 인연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구산업'은 자동차 부품이나 정보통신기기,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동판 및 동합금 생산 기업으로, 지난해 생기원의 파트너 기업으로 선정됐다.
1968년 설립된 이구산업은 창업자인 손정환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손인국 대표가 2대 째 운영하고 있는 가업승계 기업으로, 동판 시장에서 현재
풍산(103140)의 뒤를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나 전기전자 제품들이 점점 가볍고 얇으면서 내구성은 더욱 향상된 품질을 요구받고 있어 원재료에 해당하는 동판 역시 고전도, 고강도의 고기능성 동합금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구산업은 1980년부터 자체 운영 중인 금속과학연구소를 통해 고기능성 소재 개발에 나섰지만 연구인력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의 특성상 한계에 부딪쳤다.
이 때 생기원에 기술도움을 요청한 이구산업은 생기원의 내부 심사를 거쳐 파트너기업으로 선정돼 생기원 주조기술센터를 통해 용해 및 열처리 기술 등에 대한 기술개선 지원을 받게 됐다.
임성철 생기원 주조기술센터 수석연구원은 "이구산업의 반도체 및 LED용 동판 기술 개선을 위해 공정별로 연구원들이 약 7개월간 함께 하며 기술 지원에 협력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구산업은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로부터 20대 핵심부품소재기술개발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3세대급 LED 및 반도체 리드프레임용 동합금에 모두 사용될 수 있는 핵심 소재를 개발 중이다.
황원석 이구산업 상무는 "지금까지 전기전자제품 생산 업체들은 LED용 동합금과 반도체 리드프레임용 동합금 소재를 각각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왔다"며 "이구산업이 현재 개발 중인 소재는 LED와 반도체 리드프레임 생산에 모두 사용할 수 있어 개발이 완료되면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구산업은 2013년 신소재 개발 완료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미 시제품 생산에 성공해 산업기술평가원의 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구산업은 신소재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현재 전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손인국 대표는 "이구산업은 1998년 IMF 구제금융 위기도, 2008년 리먼사태도 모두 이겨냈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을 확대해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한국무역협회로부터 7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이구산업은 올해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한다는 목표로 중국을 포함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0.018mm(18㎛)의 초박판 동판을 포함해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의 생산비중을 20%에서 40%로 높이고, 향후 반도체용 멀티게이지 등 2차 가공품까지 생산품목을 확대해 5년 이내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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