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대박', 두산 밥캣 인수금융 수천억 이익
연복리 9% 고금리에다 환율 상승 덕에 투자금 50% 이상 벌어
수천억씩 적자내던 두산의 밥캣, 올해부턴 흑자 전망
2011-10-07 11:11:20 2011-10-07 16:39:29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두산그룹의 미국 밥캣(현 DII·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덕에 대박을 터뜨릴 전망이다.
 
밥캣은 끊임없는 적자로 두산을 괴롭히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고금리가 보장된 풋백옵션(Put Back Option) 덕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내년 말까지 1000억원 이상이 굴러들어오게 됐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 덕에 예상치 못한 환차익까지도 기대되고 있다.
 
7일 한국금융지주(071050)(대표 김남구) 계열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하반기 두산(000150)은 51억달러를 투자, 미국 잉거솔랜드(Ingersoll Rand)의 소형건설장비 사업 등 3개사업 부문인 밥캣(Bobcat company)을 인수했다.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042670)에서 해외법인인 '두산 Holdings USA(이하 두산USA)'와 '두산 Holdings Europe(이하 두산유럽)'을 설립했다.
 
당시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신영증권(001720), 한국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003470), 미래에셋증권(037620) 등 4개사가 재무적투자자로 나서 총 8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신영증권은 2억5000만달러,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2억달러, 미래에셋증권이 1억5000만달러를 각각 이 사업에 투입했다. 동양종금증권은 투자자금 전액을 자산유동화대출(ABL)로 유동화시켰고 미래, 신영 등도 각각 유동화하거나 재매각해 현재 본사가 직접 갖고 있는 지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투자(PI) 목적으로 전환우선주에 투자했다.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하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를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두산홀딩스 계열사들의 지분을 그대로 갖고 있다. 한국증권은 2007년 11월6일 두산USA에 872억3000만원, 두산유럽에 933억7000만원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했다. 확보했던 지분율은 두산USA 5.6%, 두산유럽이 5.4%였다. 그 무렵 원달러 환율은 900원 정도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두산의 밥캣 인수가 애초부터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았었다. 당시 환율로도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건인데다 누적된 적자에 모 그룹까지도 부담이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두산은 그룹 내 계열사들이 계속해서 수천억원의 수혈에 나섰지만 지난 회계연도까지도 밥캣은 적자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밥캣은 2009년에 5억4300만달러, 2010년에는 2억26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두산USA가 147억4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두산유럽은 254억2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 투자건에 대해 풋백옵션으로 5년 뒤 미국 달러화 기준 연복리 9%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누적 수익률로는 50%를 넘는 고금리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달러 기준이어서 환차익도 예상된다. 현재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보장된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투자금액의 50% 이상을 이자로 받고 거기다가 당시 900원이었던 환율이 현재 1200원에 달해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까지 생각하면 거의 투자금에 육박하는 수익을 얻게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측은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두산측은 내년 11월 전환우선주 투자금 8억달러에다 이자까지 감안하면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자체 차입금 9억달러도 만기가 돌아오게 돼 부채 부담이 상당하다.
 
당시 투자에 참여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전세계 금융시장이 좋을 때여서 유동화시켜 수수료만 챙겼는데 지금 보면 갖고 있어야 했었다"며 한국투자증권의 결단을 부러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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