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지훈기자] 구글이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 중 하나인 인텔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공동개발을 결정하면서 스마트기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구글은 지난 8월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문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데 이어 인텔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안드로이드 플랫폼(OS),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마트기기 완제품에 이르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운영체제와 핵심부품인 AP, 완제품을 아우르는 일종의 '수평 계열화'를 이룬 셈이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1에서 자체 스마트폰 OS인 '바다2.0'과 이를 탑재한 웨이브폰3를 공개하며 독자노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윈도8 기반의 태블릿PC를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모토로라가 구글로부터 OS 업그레이드와 기술지원 등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해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줄이고, 대안을 고민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최근 구글의 잇따른 M&A와 협력강화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최근 구글의 행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는 상황에서 한우물만 파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다각화 전략을 통해 시장의 안정적 지위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구글은 삼성이 안드로이드의 비중을 줄이는 것 처럼, 전세계 AP 분야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을 줄이고 ARM 베이스 칩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텔과 손을 잡았다.
AP분야에 대해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PC에서 독점적 종속관계를 유지했지만 스마트폰에선 신규사업자"라며 "안드로이드 진영의 가장 큰 제조사 역시 삼성이라 AP에서 삼성과 인텔의 경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이 완벽하게 형성되지 않은 스마트TV 분야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구글의 본격적인 스마트TV 진출은 비디오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부터 점쳐졌으나, '2011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구글TV2의 연말 출시를 발표하며 현실화 되고 있다.
인터페이스와 콘텐츠를 개선하고, 인텔의 '와이다이'기술을 탑재해 속도까지 빨라진 구글TV2는 여태껏 강력한 경쟁자 없이 1인자 자리를 유지한 삼성 스마트TV를 위협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MS나 인텔의 경우에서 보듯 미국기업은 세계시장을 독점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구글의 최근 움직임도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 이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아우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지금은 애플이라는 가장 큰 공적이 있어서 연합전선이 지속되지만 안드로이드 체제가 정착하면 본격적으로 독자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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