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 파주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9라인(P9)의 8세대 생산시설 투자계획이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파주에 P9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고, 현재 공장 외부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공장건물이 완공돼도 LCD 제조장비를 외부로부터 들여와야 8세대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데, 현재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일 LG디스플레이 파주 LCD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LCD패널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제조장비 수주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장비업체들에게도 당분간 납품을 미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비전(TV) 수요 부진 장기화로 LCD패널 가격이 사상 최저치까지 밀리는 등 열악한 업황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최근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공장 착공이 연기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 측에선 허가를 냈는데 왜 착공이 더디냐고 독촉하는 분위기이지만, 섣불리 발을 못 들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현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기존 생산라인도 일부 '셧다운(가동중단)'시키는 마당에 증설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재고가 남아돌아 하반기 8세대 LCD라인 가동률이 70% 중반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 LCD 투자계획은 전면 보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LCD 수요 회복을 확인할 때까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또 "아몰레드(AMOLED) 투자도 급하게 가지 않는 조짐"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의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신규 투자에 부담 요인이다. 8세대 생산시설 구축 비용만 2조4000억원이 드는데, 이를 조달할 여력이 넉넉치 않은 형편이다.
증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투자 규모도 기존 5조원대에서 4조원 초중반대까지 하향조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는 물론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그만큼 기존 투자 규모의 추가적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기대 이익까지 고려해 투자 규모를 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 추세라면 3~4분기 적자지속 가능성이 높다"며 "연간 규모로는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측은 "P9의 건물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일각에서 나온 계획 중단 또는 지연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생산라인 투자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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