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김문겸 중소기업옴부즈만
2011-08-09 15:18:36 2011-08-09 16:24:52
[뉴스토마토 송주연 기자]
 
앵커: 이은혜
출연: 김문겸 중소기업옴부즈만 ▲ 숭실대 경영학 학사 ▲ 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사 ▲ 일리노이대 재무관리학 박사 ▲ 한국재무학회 이사 ▲ 한국증권학회 감사 ▲ 중소기업청 창업인큐베이터 평가위원 ▲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 제14대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원장 ▲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 제2대 기업호민관 중소기업옴부즈만

 

앵커 :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각종 규제와 애로 사항 해소에 힘을 쏟고 계신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을 모시고,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의 현재 상황을 점검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최근에 페루에 다녀오신 것으로 들었는데요. 어떠한 일로 다녀오셨나요?

 
김문겸 : 우리나라가 페루와 8월1일부터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됐습니다. 근데 우리나라 정부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경험을 나눠주는 KSP, Knowledge Sharing Program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에 우리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해주고 거기에 대한 경제개발전략을 짜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가 다녀왔습니다.
 
앵커 : 페루에서 현지 기업환경도 둘러보셨을거고, 주요 산업현장 등도 시찰하셨을텐데요. 페루와 한국을 비교한다면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김문겸 : 비교를 한다면 물론 많은 차이가 있죠. 아직 페루는 우리나라의 60년대, 70년대 초반 정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둘러보면서 하나 안타까웠던 게 중국 때문에 큰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유명한 페루의 잉카의 고대유적지인 '마추피추'란 곳을 갔습니다. 거기서 모자를 하나 샀어요. 그런데 그 모자의 안을 보니 그것 또한 'made in China'더라고요.
그러니깐 우리 생각을 하면 이런 나라같으면 노동력도 싸고 하니, 이정도의 제품은 이 나라가 만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런 것을 보면 이런 나라들은 경제성장하는데 있어, 세계의 공장이라고 하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있어서 산업발전을 하기에 굉장히 어렵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0년대의 경공업', '70년대의 중화학' 그다음에 '80년대 이후에는 IT분야,조선, 철강' 이쪽으로 훌륭한 산업화를 이뤘죠. 우리도 조금 스타트가 늦었더라면 아마 우리도 굉장히 고생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면서 이런 나라야 말로 우리가 더더욱 도와줘야 된다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앵커 : 페루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어떠한 조언을 해주셨나요?
 
김문겸 : 페루라는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면적은 다섯배나 크고요, 자원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나 구리같은 것은 전세계 매장량 2위고요, 석유도 나오고, 천연가스도 나옵니다. 그리고 또 아마존을 끼고 있어서 농산물도 풍부합니다. 더욱이 서해안 쪽을 보면 사막 기후라 올리브나 오레가노 같은 지중해성 작물도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산지가 많고 안데스산맥있죠. 그래서 이 지역이 굉장히 고립돼 있고 인구는 3천만이 조금 안 돼서 산업인력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가 할 수 있는 건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산지대 같은 경우에는 알파카라고 하는 굉장히 고급직물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모산업이나 그 다음에 저지대로 내려와서는 올리브 이런 것, 또 희토류도 굉장히 많은 국가입니다.
그래서 이런 광물자원을 이용한, 각기 지역에 특성화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는 게 훨씬 낫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옛날에 산업단지, 자유무역지대 이런 것으로 대량생산을 해서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 수출을 이뤘는데요. 이런 나라는 그런 쪽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 방금 말씀하신 페루의 산업전략들이 우리 산업에 주는 시사점도 있을까요?
 
김문겸 : 그렇죠. 크게보면은 두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보다는 중소기업 정책을 그쪽에 자문하러 갔었고요. 추가로 기업호민관으로서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만큼 중소기업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두가지 정도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FTA를 통해서 시장이 확대됐지요. 그리고 페루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기업이나 산업이 발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중소기업이 진출한다면 굉장한 사업기회가 아직도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양모같은 것, 알파카 같은 것은 캐시미어보다 더 고급으로 치는 제품입니다. 우리나라의 디자인과 직조기술이 결합한다고 하면 그런 것들을 큰 산업으로 키워낼 수가 있겠죠.
사실 우리가 이런 경험은 있습니다. 지금 인도네시아에 가면 인도네시아 그룹 중에 코린도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합판공장을 하던 기업이 인도네시아로 진출해 자원개발쪽으로 그룹정도로 성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페루는 자원의 부국에다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여러가지 천연자원이나 농산물, 양모 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중소기업이 진출한다면 큰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는요. 그쪽에 있는 여러산업과 글로벌화하려고 하는 우리 중소기업이 결합을 한다면 글로벌 밸류 체인에 페루의 기업들을 넣어 우리나라의 글로벌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 토종 커피 브랜드인 C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뉴욕과 LA에 전세계 여러곳에 새로운 커피지점을 내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페루에도 커피농가가 굉장히 많거든요. 하지만 조직화나 성역화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그런 기술과 마케팅 전략, 이런 것들과 결합한다면 페루는 글로벌 밸류체인에 같이 합류하게 되고 원가절감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앵커 : 페루가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이번에는 동반성장과 관련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최근에 삼성그룹이 MRO사업에서 철수하기 위해 아이마켓 코리아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로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잇따라 철수방침을 내린 곳도 있고, 지속하겠다고 한쪽도 있었는데 대기업들의 MRO 사업 철수에 대해서 중소기업 옴부즈만께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김문겸 : 일단은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기업들이 드디어 중소기업과 같이 성장하려고 하고 대기업의 발전은 중소기업이 바탕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대표적인 삼성그룹에서 이러한 대열에 깃발을 듦으로써 그 후에 있는 LG그룹이나 SK그룹이 같이 따라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같이 한단계 성숙한 경제발전에 토양을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삼성의 MRO 기업인 아이마켓 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김문겸 : 우선 그런 얘기를 하려면 우리가 MRO 시장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를 짚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MRO 시장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나쁘다 그런 인식이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죠. MRO는 그 나름 자체로 비즈니스 모델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구매관행의 선진화가 있죠. 그 다음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이라고 하는, 합리화라고 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됐던 것은 무엇이냐면 대기업이 이 MRO를 통해서 너무나 많은,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중소기업 조차도 창피한, 예를 들면 면장갑 분야 이런데까지도 MRO가 대행을 했다는 그런 문제점이 있고요.
또 하나는 투명하지 않은 지배구조죠. 일부 대기업들의 MRO를 보면 비상장으로서 거기서 얼마나 수익이 나는지 그리고 그 수익이 어떻게 쓰이는지가 사실 베일에 가려져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에서 자연히 그러한 MRO는 대기업 부의 편법승계, 이런 쪽으로 쓰이지 않을까. 또는 부의 집중,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은 반발이 컸던거죠.
이러던 차에 중앙회측에서 MRO를 인수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공정할 수 있지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면 이 공정에는 또다른 함정이 숨어 있죠. 중소기업중앙회가 대기업만큼의 관리능력과 공정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중앙회가 인수하는 것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만약에 중소기업중앙회가 공정함이나 또는 관리능력에서 떨어진다고 한다면 오히려 중소기업 사이에, 중소기업 업자들의 잘못된 경쟁과 파당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많은 생각을 해서 결정을 내려야겠네요. 앞으로도 중소기업 옴부즈만의 많은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토마토 송주연 기자 sjy292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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