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지난 4일 ‘김연아 에어컨’ 오작동 문제로 사전점검 서비스에 들어갔던
삼성전자(005930)가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과했다.
사전점검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힌 지 보름 만이다. 하지만 회사의 공식 사과와 별개로 교환·환불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 ‘삼성 투모로우’ 오작동 수리 공식 사과
삼성전자는 19일 ‘삼성 투모로우’에서 ‘삼성전자 에어컨(AF계열) 고객께 거듭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더운 날씨에 일부 에어컨의 오동작으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어 "지난 2주 동안 전체 대상 모델 중 76%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고, 남은 24%도 빠른 시일 안에 서비스가 완료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상 모델은 ‘김연아 에어컨’라는 애칭이 붙은 AF계열로 AF-HA152, HR152, HQ152, HS152 등 총 6만355대다. 이 중 4만대 가량이 점검 서비스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작동의 원인에 대해 "제품의 동작을 수행하는 마이컴의 입력 신호단에서 발생한 노이즈 때문에 생겼다"며 "제어판이 안정적으로 신호처리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여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원칙없는 '교환·환불'..소비자 불만 이어져
하지만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와는 별개로 '김연아 에어컨' 교환·환불에서 무원칙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구입 뒤 10일 이내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발생한 성능·기능상의 하자로 중요한 수리를 요할 때는 제품 교환 또는 구입 금액을 환불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수리 기사들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을 무시한 채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김연아 에어컨' 구입자 중 오작동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를 나올 경우 실외기를 절대 손대지 못하게 하는 사례도 있다.
수리를 거부한 사람들에게만 환불해줬다는 얘기가 퍼졌기 때문이다.
에어컨 구입 일주일 만에 세 번이나 전원 꺼짐 현상을 경험한 이강옥(37)씨는 "처음부터 삼성전자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은 이를 무시한 뒤 수리했고 고장 원인조차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같은 오작동인데 누구는 환불하고, 누구는 환불해주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형 가전제품 양판점 관계자는 "강하게 항의하는 고객은 대부분 환불을 받았고,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환불이나 교환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부품을 교체해준 고객은 환불받기 어렵기 때문에 삼성에서 AS기사들에게 무조건 실외기를 고치도록 교육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일부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들이 교환이나 환불로 인한 눈앞의 손실을 막는데 급급해 소비자들의 의사와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현철 '삼성하우젠 불량에어컨 환불을 원한다' 모임의 대표는 "오작동을 경험한 소비자들을 통해 지역마다 환불 규정이 다르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환불 할 때마다 당신이 처음이라고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삼성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더라도 사후 조치를 내놓지 않은 이상 의미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면 소비자 보호원의 원칙에 의거해 지키고 있다"며 “더운 날씨에 고객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 위해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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