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국제 기구의 권고나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는 바람직하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감세철회에 대해 반대의 뜻을 거듭 밝혔다.
◇ "대기업 법인세 부담률 높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내총생산(GDP)에서 법인 세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보다 우리나라가 높은 반면 소득세 비중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다"며 "조세 지출을 줄이고 비과세 감면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기준 법인세의 실효세율이 중소기업 15.3%, 대기업 20.3%였다며 법인세 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서 기업들이 부담하는 법인세의 비율이 평균 18%인 것과 비교할 때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선 순위를 둔다면 감세에서 법인세가 1순위고, 소득세가 2순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 "세계 경제 회복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주요국 경기, 유럽 재정위기, 국제 유가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내수부진과 가계·기업 부문의 잠재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 "하반기, 서민 생활에 힘 쏟을 것"
한편, 정부는 이번 달 말 체감경기 개선과 서민생활 안정을 골자로 하는 '하반기 경제 정책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은 체감경기 개선과 서민생활 안정, 내수기반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계부채, 한계기업 등 취약요인을 미리 관리하면서 서비스 산업 선진화 등으로 내수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이번달 말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에 물가대책도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할당관세 품목 111개를 유지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가지수 발표와 달리 장바구니 물가가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쌀과 돼지고기를 비롯해 신선채소 등이 급등세를 보였다"며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전체 물가보다 훨씬 많이 올라 급등세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장관은 국제유가와 유동성 등 우리 정부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요인들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물가 대책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부처가 참여해 7개 분야에서 22가지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설명이다.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엔 반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 정책과 관련,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에는 단호히 대응하면서 재정건전성확보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하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구축하는 한편 부문별 격차완화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정책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나쁜 정책은 오락가락 갈지(之)자 행보를 하는 것"이라며 "단기적 문제뿐만 아니라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감세 철회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감세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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