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원·달러 환율이 2년6개월만에 1100원선이 붕괴되며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 환율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하락한 1096.7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1100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9월10일(1092.5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 하락 영향으로 전날보다 3.2원 하락한 1101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코스피지수 상승 영향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장중 저점 인식이 퍼지고 정유업체 결제수요, 당국 개입 추장 물량 등으로 1100원대에서 주춤하던 환율은 오후들어 역외 매도 가세와 중공업체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추가 하락했다. 장중 저가는 1094.80원, 고가는 1103.30원을 기록했다.
대외악재에 둔감해진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며 환율 하락 압력은 커지는 상황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로 6주만에 1만2300선을 탈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12거래일째 유입되며 2100선에 재진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 약세, 아시아 통화 강세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1100원을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급격한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90원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도 자율반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 이상으로 강도를 높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조일규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금리 관련 대외 변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연간 전망치 1080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기적으로 수출호조와 외국인 자금 유입, 국내물가불안 등으로 당국도 원화강세를 용인하는 모습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이 오면 이런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달러약세와 위험자산선호현상의 변화가 환율 하락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변 연구원은 "오는 4월 7일 ECB(유럽중앙은행)에서 유럽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데 오히려 금리를 인상하면 재료 소멸로 유로화 강세가 꺾일수도 있다"고 전했다.
포르투칼의 구제금융 가능성, 스페인 재정문제 등은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이끌만한 요인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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