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대한통운의 입찰의향서(LOI) 접수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인수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한통운이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건 사업간 시너지효과 뿐만 아니라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 때문이다.
◇ 대한통운, 국내 1위 물류기업..’성장성’ 매력
대한통운은 지난해 국내 물류기업으로선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대한통운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해운(34.7%), 육운(32.5), 택배(23.1%), 부수영업(9.7%) 등으로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법정관리 기간을 거친 후 지난 2008년부터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장기적인 사업기반과 인프라를 확보했다.
지난 1월부터 완성차 수출 전용부두인 군산항 자동차 부두의 운영을 시작했고, 대한통운 전체 육운 물류의 중간기지인 대전 문평동 허브 터미널은 오는 7월이면 가동률이 10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또, 인천 신항만 컨테이너 부두 확보, 경인운하 김포터미널 운영사 선정, 군산항 7부두 대형선석 확보 등을 통해 물류비용 절감과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공격적인 투자는 실적으로 이어져 올해 매출 2조2760억원(전년대비 8.5% 증가), 영업이익 1140억원(전년대비 4.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포스코, 원가절감·사업간 시너지 극대화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갖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는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철강제품을 직접 운송할 수 있어 상당한 원가절감과 사업간 시너지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대한통운 육상운송과 해운항만 사업의 주요화주 중 하나다.
시장에선 포스코의 지난해 물류비 6조7000억원 가운데, 대한통운에 70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 만약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해 물량 비율을 20%로 확대한다고 가정한다면 대한통운의 매출 증가율은 67%, 매출액은 3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게 되고 포스코는 비용절감과 지분이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철강 시황이 불투명하고 원료가격이 상승하는 등 경영여건이 만만치 않은게 장애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인도 오리사주·인도네시아 제철소 사업, 포항 신제강공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연이어 추진하면서 유동성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 롯데그룹, 유통시장 급성장..물류사업 확대 ‘절실’
롯데그룹 역시 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롯데로지스틱스가 물류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롯데그룹 전체 물량을 해결하긴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특히,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점도 대한통운 인수 참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1~2월 백화점 성장률은 15%로 전년동월 8.2%보다 크게 증가했다. 할인점과 슈퍼도 각각 7%, 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인수시 시너지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포스코보다 적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 CJ그룹, 대한통운 인수로 ’규모의 경제’ 실현
CJ그룹 역시 대한통운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크다.
그룹 물류회사로 CJ GLS를 보유하고 있는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시 업계 1위를 탈환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CJ그룹은 이미 지난 2008년의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어 물류사업의 확장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다만, 인수자금과 M&A경험 등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가격은 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CJ그룹은 현금성 자산 5000억원, 삼성생명과 에버랜드 지분가치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7000억원 가량의 외부자금이 필요해 경쟁사보다 재무여력이 낮다는 평가다.
대한통운 매각주간사들은 본입찰을 진행한 뒤 5월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30일까지 최종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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