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또다시 병가를 내면서 애플사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사는 17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 CEO가 질병 치료를 위해 병가를 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잡스의 CEO직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일상적인 운영사항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 맡게 될 것이라고 애플 측은 전했다.
애플은 그러나 잡스의 건강 상태와 향후 복귀 일정 등에 대해선 모두 밝히지 않았다.
잡스는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2008년에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2009년 1월에도 호르몬 이상 때문에 6개월간 병
가를 낸 바 있다.
잡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사회가 병가를 허가해 건강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 잡스 병가 '주가 폭락' vs '투자 기회'
하지만 문제는 잡스의 휴직이 애플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그는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아이팟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제품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9000만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전세계 누적 판매 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7370만대에 달했으며, 약 45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평균 1578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갑작스런 병가 소식은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이날 '마틴 루터킹 데이'로 휴장한 뉴욕증시 외에 다른 해외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시장에서는 애플의 주가가 7% 넘게 급락해 시가총액이 220억달러 이상 사라졌다.
지난 2008년 잡스의 췌장암이 재발했다는 루머가 돌 때도 애플의 주가는 50% 넘게 하락했고, 2009년 병가를 내면서는 최고가 보다 80%가 급락했다.
하지만 잡스가 다시 회사로 복귀했을 때는 주가가 70% 올랐다.
포브스는 "잡스의 건강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애플의 주가는 하락했으며,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마샬 글리처앤코 애널리스트는 "18일 뉴욕증시가 개장되면 애플의 주가는 폭락할 것"이라며 "애플의 주가는 주당 300달러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잡스가 복귀하면, 애플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면서 "지금이 애플 투자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 "애플 경영 단기적 영향 없을 듯"
애플의 경영은 단기적으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애플의 제품 대부분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애플 경영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알렉산더 페레그크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만약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몇 년 내에는 애플의 경영에 심각한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그의 병가가 장기화되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애플은 18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5%, 순이익은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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