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가 13일 서민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국내 정유제품의 가격에 대한 검토 방안을 밝히자 국내 정유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공식적인 입장은 자제하면서도 "물가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한 큰 틀의 접근은 이해하지만 석유제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인 정부가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대책 발표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국제 원유가격 변동에 직접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현물시장의 거래 기준가격에 따라 정해진다"고 강조했다.
흔히 알고있듯 국제 유가가 오르면 국내 제품가격도 따라 오르고 내리면 함께 내리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국제 유류제품 기준가격은 두바이유가 거래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현물시장에서 국제유가와 수급 상황 등이 맞물리며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의 변동폭이 극심한 것은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세력이 선물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제품 가격을 결정짓는 가격산정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격상승 이유는 높은 유류세 산정 구조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는 "보통 국내 휘발유 가격산정이 원유도입가격에 정제비용과 정유사·주유소 마진으로 결정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선물시장 가격에 물류유통비와 관세, 내국세 등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이 급등하거나 경제적 수요가 많은 경우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효과가 큰 상황에서 내국세인 유류세 부담이 가격을 올리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은 정유사의 정제가격과 마진등이 49%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51%는 유류세다.
유류세는 종량제 형식으로 리터당 529원이 붙고 여기에 교육세 26%, 주행세 10% 등이 추가로 붙게된다.
정유업계는 이처럼 유류세금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하락분을 국내 제품가격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겠냐며 반박하고 있다.
예컨데 두바이유가 선물시장에서 리터당 100달러 일경우 국내 휘발유가격이 1000원이라면 원유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더라도 세금 때문에라도 국내 제품가격을 500원에 맞출 수는 없나는 것이다.
한차례 진정 기미를 보였던 지난 2008년의 가격인하 노력도 정부가 2008년 3월부터 리터당 82원가량 유류세를 인하하는등 세금을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또 업계는 국내 리테일 사업(정유사업)으로 연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전체 이익의 1~2% 수준에 불과해 수익적 측면도 크지 않은데다 실제 세전 주유소 공급가격은 국제 제품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국 가격을 올려 수익을 보는 것은 정부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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