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캐나다 관세 인하 ‘만지작’…현대차·기아 촉각
일본차 가격경쟁력 높아질 가능성 부상
투싼·스포티지 판매 성장세 부담 우려
2026-10-27 14:54:00 ㅣ 2026-10-27 16:03:1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나다산 자동차·철강에 대한 관세 완화를 협상 중입니다. 그동안 고율 관세로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해 온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것입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캐나다 현지생산 비중이 높은 일본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차·기아도 영향권에 들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시시피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각)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된 자동차 25%, 철강 최대 50% 관세의 완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8월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으며, 일부에서는 중간선거 이전 합의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이 미국 접경지역 경제와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관세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선거 유세에서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캐나다에 완성차 공장이 없어 캐나다산 차량 관세의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미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차와 한국에서 들여오는 차를 함께 팔고 있어 관세 환경 변화에 민감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차에는 지난해 11월부터 15% 관세가 붙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의 3분기 미국 판매는 합산 50만6200대로 분기 기준 처음 50만대를 넘었는데, 캐나다산 경쟁 차종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이런 성장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관세 인하로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캐나다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일본 업체들입니다. 토요타와 혼다는 캐나다 자동차 생산량의 75% 이상을 차지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판매 차량 가운데 캐나다산 비중은 토요타가 17%, 혼다가 약 25%에 달했습니다. 이 두 기업의 캐나다 생산능력을 더하면 연 90만대에 달합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
 
이들 업체가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토요타 RAV4와 혼다 CR-V는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과 경쟁하는 주요 차종입니다. 캐나다산 차량의 관세가 낮아지면 일본 업체들은 관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같은 차를 더 낮은 가격에 미국에 공급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산 차량이 실제로 부담하는 관세는 미국산 부품 비중과 무역협정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협상 결과가 현대차·기아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은 세부 조건이 확정돼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관세 환경 변화에 대응해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한 로비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방 로비공개법(LDA) 보고서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대미 로비 지출은 전년 대비 31% 가까이 늘어난 624만달러(약 92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현대차가 128만달러(약 19억원)를 집행했으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15% 관세 부담을 덜어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유럽 경쟁사와 동등한 관세 조건을 확보하는 것도 주요 로비 목표로 꼽힙니다.
 
로비와 별개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증산과 현지 부품 조달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 차량 가운데 현지생산 비중을 2020년대 말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고, 북미 부품 현지조달 목표도 기존 60%에서 80%로 높였습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을 제외하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관세는 우리의 현지화 계획이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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