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대출 시장에서 고정금리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는 금리와 수수료 등 따져야 할 조건이 적지 않습니다. 다수 은행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 대출보다 높게 나타나는 데다 중도상환수수료 등 추가 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이자 부담을 줄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57.3%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53.0%보다 4.3%p 상승했는데요. 반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47.0%에서 42.7%로 낮아졌습니다.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졌지만 신규 대출 시장에서는 고정금리 선택이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35.3%로 전월 31.9%보다 3.4%p 상승했습니다. 신규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도 같은 기간 21.0%에서 23.5%로 높아졌으며, 변동형과 고정형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이 연 4.53%, 고정형이 연 4.88%로 나타났습니다. 변동형이 0.35%p 낮았지만, 금리 격차는 7월 0.41%p에서 축소됐습니다. 8월 한 달간 변동형 금리가 0.18%p 올라 고정형 상승폭인 0.12%p를 웃돈 결과인데요. 당장의 금리 수준뿐 아니라 향후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차주라면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할 유인이 커진 셈입니다.
다만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라 대환 조건과 비용까지 따져야 하며, 실제 대환대출 금리가 일반 신규 대출보다 높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주담대를 취급하는 16개 은행 가운데 11곳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 대출 평균금리를 넘어섰습니다. 신용대출도 조사 대상 16개 은행 중 10곳에서 대환대출 금리가 더 높았습니다.
주담대 금리 차이가 가장 큰 곳은 iM뱅크로 대환대출 평균금리는 연 7.17%, 일반 신규 대출 금리인 연 4.84%보다 2.33%p 높았습니다. 5대 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의 대환 주담대 금리가 연 4.71%로 일반 신규 대출 금리인 연 4.34%보다 0.37%p 높았으며,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도 대환대출 금리가 각각 0.24%p, 0.18%p 높게 나타났습니다.
금리 차이는 실제 상환 부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주담대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갚는다고 가정하면 연 4.84% 금리에서 월 상환액은 약 158만원입니다. 연 7.17%를 적용하면 약 203만원으로 늘어나는데 매달 약 45만원, 연간으로는 약 540만원 차입니다.
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대출 조건도 걸림돌입니다. 주담대 갈아타기는 기존 대출 실행 후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며, 대환 과정에서 대출액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인데요. 만기도 기존 대출의 만기 범위 안에서 설정해야 하며 여기에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와 신규 대출 관련 비용까지 고려하면 금리가 일부 낮아지더라도 실질적인 절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고정금리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기존 대출을 갈아탈 때는 금리 외에도 수수료와 대출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고정금리 상품 확대와 함께 기존 차주가 실질적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환 여건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차주가 늘고 있습니다. (사진=제미나이)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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