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해외센터장 선발과 임기, 수당 지급 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임기가 끝난 해외센터장이 장기출장 명목으로 현지에 3개월 더 체류하고, 자녀 학자금 지원 기준도 상향했다는 지적입니다. 의혹을 제기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센터장 선발부터 장기출장까지 전 과정을 감사하고, 다른 해외센터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센터장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뉴시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 의원은 12일 콘진원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콘진원은 지난 2023년 6월 해외센터장 공모 당시 '파견 후 3년 이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아닌 자'를 지원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뒤 진행한 3차 공모에서는 UAE를 예시로 들며 '25.12.31까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이 아닌 경우'로 조건을 바꾸고, 임기를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일까지로 정했습니다.
해당 공모를 통해 선발된 UAE 센터장의 임기는 2024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로,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일에 맞춘 2년 6개월이었습니다.
문제는 임기 종료 이후에도 장기출장을 이유로 현지 체류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UAE 센터장은 6월30일 임기가 끝났지만 9월30일까지 두바이에 머물렀습니다. 후임자가 8월1일 부임하면서 두 센터장은 60일간 함께 근무했습니다. 콘진원 운영규칙에 명시된 인수인계 목적의 중복근무 기간인 5일 이내를 크게 넘어선 것입니다.
인도 센터장도 임기 종료 후 같은 방식으로 3개월간 장기출장을 했습니다. 장기출장 기간에는 항공료와 일비, 숙박비, 식비도 별도로 지급됐습니다.
콘진원은 법인 대표자 명의 변경을 위해 최소 3개월의 체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귀임일이 3년 전부터 정해져 있었고 후임자도 이미 현지에 부임한 상태였음을 지적했습니다.
후임자 선발 기준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UAE 센터장 후임 공고는 기존 센터장의 귀임을 98일 앞둔 2026년 3월에야 나왔습니다. 다른 해외센터의 경우 후임자를 5~6개월 전에 선발한 것과 차이가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입니다. 지원 조건도 2023년 공모 당시와 달리 '임기 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아닌 자'로 정해졌습니다.
자녀 학자금 지급 기준을 임의로 높였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콘진원은 2023년 12월 공무원 규정을 근거로 자녀 학자금 기준을 월 600달러에서 700달러로 올리고 추가 지원 상한도 없앴습니다. 이에 따라 UAE 센터 자녀 1명에게 지난해 3502만원, 선전 센터 자녀 2명에게 올해 8개월간 4604만원이 지급됐습니다. 반면 같은 공무원 규정을 준용하는 한국관광공사는 학자금 기준을 600달러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규정 적용 과정에서 통제 장치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공무원의 경우 자녀 학자금 지급을 장관이 승인하지만 콘진원은 원장이 승인하도록 했습니다. 공무원은 수당을 부정하게 받으면 1년간 지급이 정지되지만 콘진원 규정에는 반환 조항만 있다는 설명입니다. 파견기간 변경 역시 한국관광공사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반면 콘진원은 원장 재량으로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3년 임기를 지킨 해외센터장은 콘진원 소속 22명 중 6명에 그쳤습니다. 비교 기관에서는 78명 중 76명이 3년 임기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 의원은 "같은 자리에 대한 잣대가 3년 만에 정반대로 바뀐 것은 인사 기준이 원칙도 없이 무너진 것"이라며 "UAE 센터장 선발부터 장기출장까지 전 과정을 감사해야 한다. 다른 해외센터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감시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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