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행정복합중심도시 6-3 생활권 모듈러주택 건설현장(사진=LH)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12층 규모의 모듈러주택을 적용할 경우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약 1만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 제시됐습니다. 단순히 빨리 짓는 방식에서 나아가 주택 수요가 줄면 해체·이전해 다른 지역에서 다시 사용하는 ‘수요대응형 주택’으로 모듈러주택을 활용하자는 제안입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서초동 법조타운 26만195㎡ 부지에 12층 규모의 모듈러주택을 적용할 경우 약 9757호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건폐율은 약 16.7%로, 전체 연면적의 75%를 주거용으로 활용하고 가구당 주거연면적은 40㎡로 가정했습니다.
황 의원은 앞서 서초 법조타운 등 도심 국가 보유 부지를 청년 공공주택 공급 후보지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번 9757호 추산은 부지 전체 활용을 가정한 개략적인 공급 가능량으로,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공공청사 이전계획과 부지 활용 가능성, 법정 건축기준, 기반시설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기 20~30% 단축…LH 13개 지구 2707호 실증
모듈러주택은 주요 구조부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의원실은 공장 제작과 현장 기초공사를 병행할 수 있어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약 20~3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H는 2026년 현재 13개 지구에서 2707호 규모의 모듈러주택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왕초평 A-4블록은 국내 최고층인 22층·381세대 규모이며, 세종 L5블록에서는 450세대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황 의원은 이 같은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도심 공공주택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도심의 국가 보유 부지를 활용한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공급에도 모듈러 공법을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요 줄면 다른 지역으로…해체·이전·재사용
황 의원은 설계 단계부터 해체와 재조립을 고려하면 처음 공급한 지역의 주택 수요가 줄더라도 모듈러주택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의 일시적인 주택 수요에 대응한 뒤 인구구조나 산업여건이 변하면 지방 산업단지나 대학가 등 새로운 주거 수요가 발생한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재사용을 통해 모듈러주택의 높은 건설비용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자단 숙소로 활용된 ‘평창 포스코 레지던스’는 3개동 300실 규모로, 기존 부지 이용기간이 끝난 뒤 해체해 약 800m 떨어진 부지로 옮겨 재설치됐습니다. 해외에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800호 규모 임시 학생주택 ‘Ravel Residence’를 2027년부터 해체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반면 의원실 자료에는 모듈러 공동주택 공사비가 일반 RC 공법보다 약 30% 높은 수준으로 제시됐습니다. 황 의원은 발주 물량이 적어 공장 가동률과 생산 효율이 낮고, 높은 생산단가가 다시 시장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의원실은 정부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공공 모듈러주택 발주 물량을 총 2만호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의원은 공급 물량 확대와 함께 기존 현장건설 중심의 제도를 모듈러 방식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황 의원은 “모듈러주택은 집을 빨리 짓는 기술이 아니라, 주택이 필요한 곳에 신속히 공급하고 수요가 달라지면 다른 지역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 방식”이라며 “건설 이후의 이전과 재사용까지 고려한다면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LH가 축적한 중·고층 모듈러주택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해체·재조립형 공공주택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도를 정비해 신속공급과 수요대응형 주택의 산업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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