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위기에 놓인 케이블TV업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지역 미디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적 관심과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디어 기본사회 실현에 케이블TV가 지역 거점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지역 주민의 알 권리와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을 지키고 인공지능(AI) 시대 정보격차 해소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입니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기본사회를 위한 케이블TV 실천과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미디어 기본사회 실현에 케이블TV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라며 "이를 위해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기본사회를 위한 케이블TV 실천과제'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협회는 이날 공개한 대통령 서한에서 케이블TV가 지역 주민의 알 권리와 보편적인 미디어 접근권을 지키는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과 신기술 중심으로 미디어 정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지역 정보를 전달하는 케이블TV의 역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정부의 미디어 기본사회 정책에 케이블TV가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담겼습니다. 케이블TV는 지난 30여년간 지역채널을 통해 지역뉴스와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방송서비스를 유지하며 지역 주민의 미디어 접근권을 뒷받침해 왔습니다. 업계는 이러한 역할이 미디어 기본사회 정책과 맞닿아 있는 만큼 케이블TV를 지역 미디어의 주요 기반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황 회장은 케이블TV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청자의 선택권을 확대해 왔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실 케이블TV가 이미 30년 전에 미디어 기본사회를 시작했다"며 "그동안 시장 환경이 급격히 달라졌지만 케이블TV에 적용되는 규제와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미디어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실천과제로 지역 주민의 알 권리 보장,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 확대, AI 시대 정보격차 해소 등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지역채널의 공적 역할을 강화합니다. 지역뉴스와 생활정보를 비롯해 재난·안전 정보,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관련 소식, 지방선거와 지역의회 활동 등을 전달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취재·제작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 창구로서 케이블TV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함입니다.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8VSB 서비스를 모두의TV라는 공동 명칭으로 통합합니다. 8VSB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저가형 서비스로, 고령층과 디지털 기기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업자별로 달랐던 서비스 명칭을 통일해 저렴한 방송서비스의 역할과 필요성을 알리겠다는 계획입니다.
AI 시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우리 동네 AI 교실도 추진합니다. 지역 복지관과 노인대학, 주민센터 등에서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AI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지역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AI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지역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대학, 농어촌 등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해 지역에서도 AI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입니다.
케이블TV, 지역성·보편성·AI 3대 실천과제 제시. (사진=뉴스토마토)
이한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협의회장은 "지역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누구나 미디어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AI 시대에도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라며 "전국의 SO가 각자의 지역에서 하나씩 실천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이러한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넷(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지만 케이블TV에 적용되는 규제와 제도는 시장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부사장은 "1000만명 이상 되는 이용자들이 이렇게 방치돼도 되는지 문제의식을 드리고 싶다"며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안정적인 방송·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