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매출 쏠린 IPO 기업들…공모가엔 위험 담겼나
에이엘로봇·멜콘, 소수 고객사 매출 비중 높아
엘리스그룹·디티에스는 특정 사업·수출 지역 의존
매출 편중 자체보다 미래 실적 가정 현실성 따져야
2026-10-01 07:30:00 ㅣ 2026-10-01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29일 18: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10월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특정 고객사나 사업 분야, 수출 지역에 매출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의 설비투자나 정책 수요에 힘입어 성장한 만큼 발주 축소와 사업 환경 변화가 상장 후 실적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증권신고서에는 매출 편중 위험이 기재돼 있지만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이익 전망에 그 위험이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워 매출 증가세의 지속 가능성이 기업가치 평가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특정 고객사 매출 편중 90% 넘기도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월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가운데 올해 상반기 매출을 공시한 13곳 중 6곳에서 특정 고객사나 사업 분야에 대한 매출 편중이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에이엘로봇은 파트너사 3곳의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이 92.4%에 달했다. 지난 2023년 99.4% 대비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융합 제어장치를 판매하는 CA사의 매출 비중은 지난 2023년 57%에서 올해 6월 말 72.3%까지 상승했다. 전체 제품별 매출 중 융합 제어장치 비중도 올해 상반기 90%에 육박했다.
 
에이엘로봇 측은 CA사의 프리미엄 전략에 따른 급격한 매출 성장으로 매출 편중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처 편중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로봇용 힘·토크센서와 융합 제어장치 양 사업 부문에서 신규 고객사 발굴을 지속하며 매출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THC를 납품 중인 멜콘은 양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멜콘은 국내 최초로 EUV 공정 대응 THC를 개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EUV 라인에 공급하고 있다. 창업 이래 양 기업에 누적 약 2100대의 장비를 납품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연결 기준 양사 매출 합산 비중은 지난해 65.5%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81.9%를 기록했다.
 
기업 측에서도 반도체 사이클 전환에 따라 고객사의 발주가 급감하거나 자사 제품이 선단 공정에 채택되지 못해 수주가 감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매출이 급감해 매출총이익이 고정비를 밑돌 경우 영업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의 매출이 특정 고객에 편중됐다면 주요 고객의 투자 계획이 바뀌거나 신사업 매출 확대가 지연될 경우 상장 후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소수 고객의 단가 인하나 계약 조건 변경 요구에도 원활히 대응하기 어렵다.
 

정부사업·수출지역 집중…성장 동력과 위험 '동전의 양면'

 

특정 사업이나 지역에 매출이 집중된 기업도 있다. 단기간 외형 성장을 이끈 사업이 향후에도 동일한 속도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대표적으로 엘리스그룹의 경우 AI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2023년 6.6%, 2024년 8.5%에서 2025년 44.2%로 급상승했다. 올해 6월 말에는 76.2%로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매출의 상당 부분이 정부의 AI 인프라 확충 정책과 관련 예산 편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 향후 민간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될 경우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 확대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AI 클라우드 사업 환경이 둔화되거나 정책이 변화할 경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높은 수출 의존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디티에스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769억 1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97.2%를 차지한다. 주요 수출 대상 지역은 미국, 중동 등으로, 해당 지역에서 대규모 플랜트 건설 및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돼 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UAE)향 매출 비중은 지난 2023년 약 2.9%에서 올해 상반기 45.4%로 상승하는 등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주요 수출국 발주가 지연되더라도 내수 매출로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은 구조다. 아울러 에너지 정책과 재정 여건, 지정학적 정세, 통상·관세 정책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실적이 좌우될 수 있다.
 

현재 매출은 한곳에 집중…공모가는 미래 다변화 전제

 
매출 편중 자체가 곧 실적 악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소수 고객과의 거래가 기술력과 납품 이력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는 있다.
 

문제는 IPO 과정에서 현재의 매출 집중 구조와 향후 실적 전망 사이의 간극이다. 특히 미래 예상 실적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기업은 향후 신규 고객 확보와 신규 사업 확대가 실제로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분석 대상 기업들의 증권신고서에서는 매출 편중 위험을 별도의 정량적 할인항목으로 구분해 공모가 산정에 반영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가치를 판단하려면 현재 매출 비중과 함께 주요 고객의 후속 발주 가능성, 계약 조건 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매출 편중 자체가 공모가 적정성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미래 예상 실적을 토대로 공모가가 결정되는 만큼, 집중된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기업을 선정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교기업 선정에는 통상 업종·사업·재무·일반 유사성 등이 활용된다. 보통 사업 유사성 단계에서 기업의 사업계획과 매출 품목 비중, 매출 형태, 신규 제품, 확보 중인 신규 고객사, 진출 예정 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러나 주요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유사한지까지 별도로 검증하거나, 편중도의 차이를 적용 PER에 수치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사업 비중이 몇 % 이상인지 유사성을 따질 뿐 매출처 다변화까지 살피지는 않는 것이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더라도 한 기업은 여러 고객으로부터 고르게 매출을 내고 다른 기업은 특정 고객의 발주에 크게 의존한다면, 두 기업의 실적 안정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투자위험요소에 매출 편중에 따른 위험을 상세히 고지하고 있지만 이를 비교기업 선정이나 공모가 산정 등에 반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매출 편중 등 모든 위험을 일률적으로 할인 요인으로 삼으면 공모가 산정 기준을 세우기 어려워진다"면서도 "투자위험요소에 주요 고객과의 거래가 지속될 수 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미래 실적 추정에 쓰인 가정을 합리적으로 기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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