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사건 4만7000건 쌓였는데…경찰, 늘어나는 수사 부담에 '비상'
2100명 보강에도 대부분 내부 재배치…경찰도 한계 인정
장기사건 4만7000건 쌓여…보완수사 부담도 커질 전망
2026-09-27 15:09:46 ㅣ 2026-09-27 15:34:52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이 비수사 부서 인력을 수사 부서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2100명 규모의 수사 인력 보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선에 수만 건의 장기 사건이 쌓인 데다 검찰청 폐지 이후 보완수사 등 추가 업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사 적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100명 보강하지만…대부분 '재배치'
 
2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하반기 인사에서 수사 부서에 약 2100명을 추가 배치합니다. 올해 상반기 보강한 1907명을 합하면 올해 4000명 정도 수사 부서에 추가로 투입되는 셈입니다.
 
경찰은 인력 보강으로 수사관 당 사건 처리 건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관 1명이 연간 처리한 사건은 평균 133.8건이었습니다. 상반기 인력 보강 이후 약 103건으로 감소했고, 하반기 2100명이 추가 배치되면 70~80건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경찰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인력 보강의 상당 부분이 경찰 전체 인원을 늘리는 '순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지난 1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반복되는 인력 재배치를 두고 "개인적으로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동대 등 비수사부서의 기존 인력을 수사부서로 옮기는 방식이어서 한쪽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대신 다른 부서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경찰은 수사 외 부서에서는 기존 10명이 하던 일을 7~8명이 맡아야 할 수 있다며 별도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행정안전부와 순수 증원 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수사 부서 자체도 이미 상당한 사건 적체를 안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262개 경찰서에서 3개월 이상 처리되지 않은 장기 사건은 4만6793건입니다. 이 가운데 6개월 이상 사건은 6871건, 1년 이상도 667건에 달합니다. 특히 1년 이상 장기 사건 가운데 553건(82.9%)이 서울 지역 경찰서에 몰렸습니다.
 
검찰 미제·보완수사까지…커지는 부담
 
다음달 2일 형사사법 체계가 바뀌면 경찰의 수사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검찰청 집계 기준 지난 8월 말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약 16만건에 달합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해 온 사건 가운데 일부는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 등 소관 수사기관으로 이송됩니다.
 
검찰 미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찰·특별사법경찰 송치 사건 역시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기준 대검은 직접수사 사건의 분류는 마쳤지만 전체 미제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송치 사건 처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미 보완수사 요구는 적지 않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검찰이 경찰에 요구한 보완수사는 7만6000건 수준입니다. 경찰은 이에 대비해 전국 시·도경찰청에 '수사협력계'를 신설하고 144명을 배치해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등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사 부서에 사람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세희 목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쪽 부서에서 인력을 빼 수사 부서에 투입하는 방식은 결국 인력을 내준 부서의 부담을 키우고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경찰이 충분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기간을 보장하고 수사 인력은 별도로 충원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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