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0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13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대전경찰청은 17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등의 혐의로 손 대표 등 1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소방·안전관리 부실과 불법 증축에 따른 방화구획 훼손 등이 화재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지난 3월20일 오후 1시17분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문평공장 동관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손 대표 등 관리자들은 집진설비 내부에 가연성 물질인 슬러지와 기름때가 장기간 쌓이도록 방치하고, 약 560㎡ 규모의 중이층 휴게실을 불법 증축하면서 방화구획을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방화문도 상시 개방한 채 방치하고 실질적인 피난·소방훈련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경찰은 안전공업 측이 지난 2017~2018년부터 소방수신기가 작동하면 화재 현장을 확인하기도 전에 경보 기능을 임의로 차단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화재 발생 당일에도 소방수신기의 경보 기능이 차단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법 증축과 방화구획 훼손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경찰은 훼손된 방화구획 등을 통해 화재 발생 약 2분 만에 화염이 중이층 휴게실로 유입되면서 피해가 급속히 커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화재 이후 증거를 위·변조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생산관리팀장과 생산팀장 등 4명은 손 대표와 법인의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화재 현장에서 하드디스크를 무단 반출하고, 위험성평가표 등 안전 관련 서류 15개를 사후 작성하는 등 증거를 위·변조한 혐의를 받습니다.
다만 경찰은 정확한 발화 원인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공장 설비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이나 금속 간 마찰·불꽃 등으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공정과 발화원을 한정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습니다.
류근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재난 사고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에게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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