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밀어올린 경상수지 흑자…올해 신기록 쓴다
7월 경상흑자 420.8억 달러…반도체 수출 급증에 '역대 2위'
연간 4500달러 전망 달성 '청신호'…"현재 흐름 전망에 부합"
2026-09-04 16:05:38 2026-09-04 16:05:3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420억달러를 넘는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전월보다는 흑자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7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전체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누적 흑자도 23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반도체 경기 흐름이 현재와 같이 이어질 경우 연간 규모도 전망치인 4500억달러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급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덕에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신기록을 쓰는 셈입니다.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 감만, 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달 연속 400억달러대…7월 기준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6년 7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 6월(497억3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다소 줄었지만,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며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7월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고치입니다. 이에 따라 2023년 5월 이후 39개월 연속 흑자 기조가 이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입니다. 
 
경상수지 흑자 배경에는 반도체의 힘이 컸습니다. 7월 수출액은 1004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5.3% 증가했는데, 반도체(176.3%)를 비롯해 석유제품(35.7%)과 화공품(19.1%) 등 정보기술(IT)과 비IT 품목 수출이 모두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수입은 600억2000만달러로 전달보다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7월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는 404억3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두 번째이자 7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서비스수지는 1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습니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 개선에도 여행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한은은 여행수지 적자에 대해 해외여행 성수기에 더해 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출국자 수가 늘면서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본원소득수지는 4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배당소득수지(38억3000만달러)와 이자소득수지(7억6000만달러) 등 투자소득수지가 45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배당소득수지는 반도체 기업의 해외판매법인 영업이익이 늘면서 직접투자 배당 수입을 중심으로 흑자 폭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반도체 덕에 '연 4500억달러' 신기록 성큼…"환율 하락 영향 제한적"
 
'반도체의 힘'에 올해 우리나라 연간 최대 흑자 전망치 달성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대폭 높였습니다. 현재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98억2000만 달러)의 약 4배에 달합니다. 앞으로 5개월 동안 2169억1000만달러만 기록해도 전망치에 도달합니다.
 
현재까지 흐름은 긍정적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판단입니다. 한국의 상반기(1~6월) 잠정 경상수지 흑자(1910억달러)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보다 앞섰던 독일(1241억달러)·대만(1210억달러)·일본(1103억달러)의 올해 상반기 흑자 규모도 모두 추월했습니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8월 466억5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에는 무역수지가 더 좋아져 경상수지도 개선될 부분이 있다"며 "향후 5개월 동안 월평균 430억달러 내외의 흑자가 이뤄진다면 연간 45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반도체 경기에 좌우될 것"이라며 "현재 흐름은 전망에 어느 정도 부합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상흑자 확대는 외환시장에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는 통상 경상수지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외화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견조해 환율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한은의 판단입니다. 
 
유 부장은 "환율 하락은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최근 상품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고, AI 투자에 따른 기조적인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환율이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영 국제수지팀 과장, 유성욱 금융통계부장, 박성곤 국제수지팀장, 임연빈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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