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37%가량 늘리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 무게중심을 '사후 조사'에서 '사전 예방과 피해 회복'까지 옮깁니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포상금과 피해 회복 지원 사업은 새로 마련하고, 기업·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사고 발생 전에 점검하는 데도 별도 예산을 투입합니다.
4일 개보위에 따르면 오는 2027년도 예산안에는 총 995억5400만원이 반영됐습니다. 이는 올해 728억8400만원보다 36.6% 늘어난 규모입니다. 일반회계는 838억원으로 15% 증가했고, 내년 처음 반영되는 공익신고장려기금 157억3700만원이 전체 증가 폭을 끌어올렸습니다.
2027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예산안 총괄표. (자료=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예방 중심 보호체계 강화입니다. 개보위는 개인정보 사전 예방 체계 구축에 42억5200만원을 신규 편성했는데요. 기존 개인정보보호 자율환경 조성 사업 등을 더하면 예방체계 확산에 투입되는 예산은 73억원으로, 올해보다 137% 늘어납니다.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대규모 유출 사고 발생 이후 조사와 제재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사전 실태점검과 개인정보 보호체계 구축을 통해 사고 가능성을 미리 낮추겠다는 취지입니다. 최근 공공·민간 영역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후 제재만으로는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피해 발생 이후 이용자를 직접 지원하는 장치도 강화됩니다. 새로 조성되는 공익신고장려기금에는 개인정보 유출 신고포상금 93억6900만원과 개인정보 피해회복 지원 시범사업 12억7000만원, 피해확산 방지 및 지원체계 운영에 50억9800만원이 반영됐습니다.
반면 '개인정보 사고조사 지원' 예산은 올해 23억5000만원에서 내년 6억3000만원으로 73.2% 줄었습니다. 유출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사 역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인데요.
개보위는 감액이 조사 기능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약 20억원을 들여 개인정보 침해 사고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담당할 기술분석센터를 구축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대규모 구축비가 빠지고 운영비만 반영된 데 따른 감소라는 설명입니다. 기존 디지털포렌식센터와 함께 기술분석센터도 내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입니다.
소송 대응 예산은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위원회 송무지원 예산은 올해 8억원에서 내년 15억5000만원으로 93.8% 증가했습니다. 개보위는 과거 처분을 둘러싼 소송이 여러 해에 걸쳐 누적되고 있고 사건별 대응 비용도 커지고 있어 관련 예산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투자도 늘립니다. AX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에 7억9500만원을 신규 편성하고, 개인정보 안전활용 선도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 연구개발(R&D) 예산도 확대했습니다. AI 개발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맞춤형 안전조치를 함께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2027년 예산안은 사전 실태 점검 등을 통해 예방 중심의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공고히 하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국민의 권익 증진에 중점을 뒀다"며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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