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엔진을 만들어온 완성차 업체일수록 전기차를 개발할 때 내연기관과의 이질감을 줄이는 데 공을 들입니다. 회생제동으로 인한 울컥거림, 즉각적인 토크가 만드는 낯선 가속감 등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듬느냐가 완성도를 가르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BMW의 더 뉴 iX3를 시승하면서, 이 지점에서 가장 부합하는 전기차를 만났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인근 공원에 정차해 있는 BMW ‘더 뉴 iX3’ (사진=표진수기자)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경기 파주까지 약 70km 구간을 더 뉴 iX3로 주행했습니다. 시승 차량은 BMW의 새로운 순수 전기 아키텍처 ‘노이어 클라쎄’를 처음 적용한 첫 번째 양산 모델로, 국내에는 50 xDrive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습니다.
가장 먼저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가속 페달을 밟고 뗄 때 나타나는 급격한 회생제동 반응이나 차체 흔들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라면 오히려 익숙한 내연기관 세단을 모는 듯한 감각에 더 가깝다고 느낄 법했습니다.
BMW ‘더 뉴 iX3’ 1열 실내 인테리어 (사진=표진수기자)
그렇다고 전기차 고유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터져 나오는 경쾌한 가속감은 그대로였고, 코너 구간에서는 BMW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도 살아 있었습니다. 다만 차체가 움직이는 방식만큼은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게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힘을 쓰는 성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힘을 다루는 방식이 정교해진 셈입니다.
이런 주행감은 더 뉴 iX3에 새롭게 탑재된 ‘슈퍼브레인’ 덕분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존보다 약 20배 향상된 처리 성능을 갖춘 4개의 슈퍼브레인이 각각 주행 역학, 운전자 보조, 인포테인먼트, 차체 기본 기능을 나눠 맡으면서 차량 전반을 유기적으로 제어합니다.
BMW ‘더 뉴 iX3’ 측면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주행 감각뿐 아니라 외관에서도 이전 iX3와는 결이 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헤드램프를 위아래로 나눠 배치한 트윈 형태에 세로로 세운 자그마한 키드니 그릴을 더해, 예전의 넉넉한 그릴 대신 한층 정제된 얼굴을 갖췄습니다. 그릴 테두리를 은은하게 밝히는 조명은 밤에 마주쳤을 때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옆에서 본 실루엣도 군더더기가 적었습니다. 차체 아랫부분 라인을 낮게 잡고 지붕선도 매끈하게 떨어뜨린 덕분에 SUV치고는 날렵한 인상이었고, 실제로 공기 흐름을 많이 신경 쓴 티가 났습니다. 실내로 들어서면 천장 대부분을 덮는 파노라믹 선루프가 개방감을 더했고, 계기판 대신 자리한 넓은 디스플레이는 화려함보다 정돈된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브랜드가 오래 지켜온 얼굴을 크게 바꾼 셈인데, 낯설다기보다는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듯한 인상이 더 컸습니다.
BMW ‘더 뉴 iX3’ 후측면 (사진=표진수기자)
가격은 트림에 따라 나뉩니다. 더 뉴 iX3 50 xDrive SE가 7990만원, M 스포츠가 8690만~8710만원, M 스포츠 프로가 9190만원입니다.
파주=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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