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넥슨이 내년 서비스 종료를 앞둔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 연'의 유료 상품 환불 대상을 6개월 구매분으로 제한하면서, 법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종료 공지 6개월 이전에 구매한 유료 재화는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도 환불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법조계는 사업자의 서비스 종료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재화까지 구매 시점만으로 환불 대상에서 제외하면, 약관규제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12일 '바람의나라: 연'의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습니다. '바람의나라: 연'은 넥슨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2020년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입니다. 넥슨은 서비스 종료하기 전까지 스토리 완결을 위한 엔딩 업데이트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넥슨은 지난달 12일 '바람의나라: 연'을 2027년 2월12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미지=넥슨 홈페이지 갈무리)
넥슨은 올해 2월12일부터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8월12일까지 구매한 유료 상품에 대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액 환불하기로 했습니다. 넥슨 측은 통상 내부적으로 적용하는 기준보다 환불 범위를 넓혀 6개월로 정했으며, 장기간 서비스된 게임인 데다 종료 전까지 엔딩 업데이트 등을 이어가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2월11일 이전에 구매한 미사용 유료 상품입니다. 넥슨은 해당 상품의 경우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번 서비스 종료에 따른 환불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구매일이 하루 차이인 이용자 사이에서도 환불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넥슨은 6개월 이전 미사용 재화 반환 요구를 서비스 종료에 따른 환불이라기보다, 기존 구매에 대한 '청약 철회'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넥슨 관계자는 "6개월 전에 구매한 미사용 아이템은 환불 기간 외이기 때문에 별도 환불은 어렵다"며 "환불이라기보다는 청약 철회, 구매 철회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래전 구매분까지 반환 대상으로 인정하면 1년 전이나 수년 전 구매까지 어디까지 취소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일반적인 청약 철회와 사업자의 결정에 따른 서비스 종료는 성격을 달리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서비스가 지속됐다면 향후 업데이트 등에 맞춰 사용할 수 있었던 재화가, 사업자의 종료 결정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김범 법무법인 하이로 대표변호사는 "청약 철회 기간이 도과하도록 해당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적어도 게임 서비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 하에서 추후 게임 업데이트 등에 따라 사용한다는 게 전제돼 있다"며 "서비스 종료의 경우라면 서비스 존속을 전제로 한 청약의 철회 법리가 사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이고, 이 둘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약관규제법상 쟁점도 제기됩니다. 약관규제법 제9조 제5호는 계약의 해제·해지와 관련해 사업자의 원상회복 의무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하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넥슨이 환불 대상을 최근 6개월 구매분으로 제한하면서 그 이전 미사용 재화까지 일률적으로 제외한 부분이 이 조항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김 변호사는 "6개월 전에 샀지만 사용하지 않은 미사용 캐시는 있을 수 있다"며 "꼭 6개월이라는 기간을 정한 합리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2월12일과 2월11일의 차이가 무엇인지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최근 6개월 구매분을 환불하는 조치 자체보다, 그 이전 미사용 재화까지 구매 시점만으로 반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넥슨은 청약 철회 기간이 지난 구매라는 입장이지만, 서비스 종료에 따른 반환 문제에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법적 판단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