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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31일 16: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의 스페인 동박공장 프로젝트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카탈루냐 공장 설립을 추진한 이후 아직 환경허가조차 받지 못한 데다 현지 환경단체의 소송까지 겹치면서 2028년으로 미뤄진 양산 일정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 전기차와 AI·ESS용 동박 수요가 살아나는 시점에 생산거점 확보가 더 늦어질 경우 실적 반등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환경허가 승인 차질 지속…투자 규모 1800억→350억 '뚝'
31일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환경허가 공개조회 시스템(Autoritzacions ambientals)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스페인 카탈루냐 몬트로이그에 동박 공장 건설을 추진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 환경허가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시스템에서 몬트로이그 지역으로 검색되는 허가 목록에는 소규모 축산업체와 캠핑장, 골재업체 등만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사업 관련 허가 내역은 찾아볼 수 없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유럽 내 동박 생산기지 설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기차 캐즘을 이유로 공장 완공 시점을 당초 2024년에서 2027년 6월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스페인 현지의 더딘 행정절차와 환경단체의 반발이라는 복잡한 속사정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몬트로이그 지역 환경허가 취득 기업 목록. (사진=환경허가 공개조회 시스템)
실제로 지난 2월 프란 모란초(Fran Morancho) 몬트로이그 시장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환경허가와 관련, 현지 언론을 통해 행정절차가 지나치게 느리고 복잡해 지연되고 있지만 3월 안에는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환경허가 승인 여부는 조회되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8월 착공을 시작한 스페인 공장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탈루냐 환경법상 화학물질을 다루는 위험시설은 환경허가 없이는 부지 정지 작업 외에 건축물을 세우는 등 실질적인 착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스페인 공장은 동박 생산 공정에서 황산·염산·크롬산 등을 사용해 산업 위험등급 5등급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절차 지연은 자금 투입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023년 말 이 프로젝트에 총 56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만 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 가운데 1800억원은 2024년 한 해 동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투자 집행 규모는 35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 법인 투자 계획이 오히려 230억원에서 350억원으로 확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장 건설이 예상만큼 순조롭지 않자 자금 투입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탈루냐 투자청에 따르면 스페인 프로젝트가 환경 관련 문제로 공장 건설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이 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때 환경허가는 필수적인 사안 중 하나"라며 "환경허가를 받지 못하면 건축 등 공사 진척이 불가능해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동박 수요는 회복세…우발 변수 대응이 '관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추진 속도가 늦어지는 데는 행정절차 지연에 더해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시작된 몬트로이그 현지의 반대 움직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역 주민단체 살벰몬트로이그는 지난 6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프로젝트에 정면으로 대립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우발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카탈루냐 생태보호단체 GEPEC-EdC, 농민조합, 몬트로이그 클럽 주민협회는 지난해 카탈루냐 고등법원(TSJC)에 롯데 공장 부지의 도시계획(POUM) 변경 결의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지역 환경단체 레스쿠르쏘도 단독으로 소송을 냈다. 두 소송 모두 법원이 정식 수리해 재판이 진행 중이며 통상 이런 유형의 소송은 1심 판결까지 평균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환경단체는 카탈루냐 주정부가 롯데 공장 설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부지의 산업 위험등급 기준을 기존 1~3등급에서 5등급으로 상향하는 등 사실상 특정 기업에 유리하도록 도시계획을 변경했다고 주장한다.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 부지가 주택단지와 근접해 있다는 점, 환경영향평가서(DIA)가 카탈루냐 기후변화청이 요구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 점, 물 부족 문제에 수자원 오염 우려까지 더해진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든다.
문제는 환경허가 지연이나 소송 결과에 따른 변수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전기차 전방산업 둔화로 몇 년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연간 영업손실은 2024년 644억원, 2025년 1452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동박 수요까지 늘고 있다. 이런 전방산업 개선세를 실적 반등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시점에 2028년 양산 계획마저 더 밀린다면 유럽 생산기지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수혜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이루려면 빠른 시일 내 환경허가를 확보하는 동시에 환경단체 소송 결과에 따른 변수에도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현지 환경 부처의 가이드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공장 설립에 앞서 부지정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환경단체 소송은 자치정부를 상대로 진행되는 사안으로 당사가 직접 대응하고 있지는 않으며 환경허가나 소송이 프로젝트 진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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